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대표적 안보공약 가운데 하나였던 단기 징병제 부활을 재차 공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툴롱의 해군기지를 방문해 “18~21세 남녀를 대상으로 한 달간 단기 징병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적절한 예산을 확보해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1905년부터 징병제를 운영해오다 2001년 이를 완전히 폐지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18~21세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달간의 보편적 국방 의무 도입을 약속했다. 프랑스 정부는 제도가 시행되면 매년 60만~80만명의 병력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단기 징병제는 완전한 징병제로의 복귀를 의미하기보다는 청년들의 애국심 고취를 위해 한 달간 군사교육을 받게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8% 수준인 프랑스의 국방예산 비율을 오는 2025년까지 2%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마크롱 정부는 당장 올해 프랑스의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18억유로(2조3,000억원) 많은 342억유로로 확충할 계획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화로 인해 프랑스 국익은 단지 프랑스 영토 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프랑스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는 수천㎞ 떨어진 테러리스트와도 싸워야 한다”면서 “강하고 현대적인 국방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방예산 투입 규모는 전례 없는 비교 불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전체의 국방력 강화까지 노리고 있다. 그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22일 ‘제2의 엘리제조약’ 체결 제의를 공식 선언하기로 합의했다. 1963년 체결된 엘리제조약에서 프랑스·독일은 2차 세계대전의 앙금을 털고 외교·국방 등 전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그는 전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최대 1만명 규모의 양국 공동군을 창설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EU 공동방위협력체(EII)를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