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에 시장 혼란]강남 재건축 누르니 다른 아파트 매물 실종에 호가 상승 조짐

"공급 부족에 값 오를것"...반포 일반 아파트 매물 거둬

잠실 엘스·리센츠 등 일반 단지·강북 재개발도 '들썩'

매수자는 "일단 지켜보자" 관망 속 '계단식 상승' 전망

정부가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한 규제를 강화하자 규제에서 벗어난 일반 아파트 및 재개발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로 알려진 반포주공1단지의 모습.  /연합뉴스정부가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한 규제를 강화하자 규제에서 벗어난 일반 아파트 및 재개발지역에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로 알려진 반포주공1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겨냥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잠실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같은 일반 아파트뿐 아니라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도 매물이 싹 다 들어갔습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토마토공인의 김효미 대표)

23일 서경 부동산 펠로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확정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수요가 주춤해진 가운데 일반 아파트 단지 및 강북 재개발 구역에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초환 폭탄’에 관리처분신청 이전 재건축 사업이 멈춰 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풍선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반포 지역의 주요 단지인 래미안퍼스티지(2008년 입주), 반포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입주)의 경우 지난해 초 16억원대에 거래됐던 전용면적 84㎡의 최근 매매시세는 23억~24억원대다. 김시연 래미안114공인 대표는 “소유자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신반포3차·경남, 반포주공1(1·2·4주구) 등 재건축 단지들의 이주가 시작되면 반포 지역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시세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반포 지역 재건축 단지에서 이주하는 사람들이 대체로 반포 지역 아파트 단지를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서도 지난 2007~2008년 입주한 잠실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이 재건축 규제 강화의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월 10억~11억원대에 거래됐던 잠실 엘스 전용면적 84㎡의 최근 시세는 15억~16억원대다. 김효미 대표는 “최근 리센츠 전용 84㎡ 매물 하나가 17억원에 나왔다가 주인이 다시 거둬들였다”며 “집주인의 결정에 따라 매도호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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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에서는 은마·래미안대치팰리스 등 대표 단지들뿐 아니라 1999년 입주한 630가구 규모의 대치현대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신현대부동산공인의 이영순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 12억원 후반대에 전용 85㎡ 매매거래를 중개한 후 매물이 거의 없다가 최근 같은 평형 매물이 14억5,000만원에 나왔고 16억원에 내놓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8·2대책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됐지만 지난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해 재초환 적용을 벗어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개포주공1단지 등에서는 장기보유에 따른 예외를 인정받아 거래가 가능한 매물들의 몸값이 높아졌다.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오는 25일부터 거래가 가능하게 될 전용 84㎡ 매물은 34억~35억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20억원 중반대에서 10억원 가까이 높아진 수준이다.

강북의 주요 역세권 신축 단지, 재개발 조합 매물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2014년 입주한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는 전용 84㎡ 등 인기 평형의 호가가 최근 며칠 사이에 수천만원씩 뛰었다. 인근의 한 공인 관계자는 “22일 12억원에 나온 전용 84㎡ 매물 호가가 3,000만원 높아졌고 지금 입주 가능한 매물도 많지 않다”며 “최근 이 단지를 포함해 강북 지역 입주 3~4년 차 아파트 단지들에 대한 매수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재개발 사업지로 관심을 모으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뉴타운3구역에서는 단독·다세대주택 매물의 대지지분 3.3㎡당 시세가 지난해 말 최저 8,000만원에서 최근에는 1억원 이상으로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매수자 쪽에서 높아진 호가에 거래하기 위해 뛰어드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건축 연한 강화 가능성, 재초환, 대출규제 등 강력한 규제들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있어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강남구 도곡동 렉슬황금공인의 정영현 대표는 “매수문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동안 가격이 너무 올라 매수자와 매도자가 각각 생각하는 적정 가격의 차이가 크고 최근 정부의 공인중개업소 단속 및 대책 발표로 어수선해지다 보니 관망세로 돌아서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의 초강력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유지되면 다시 일부 매물이 높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돼 시세가 되는 ‘계단식 가격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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