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미훈련 영구 중단" 틈 노리는 北..."추가 대북제재" 틈 안주는 美

선발대·女아이스하키팀 보낸날

北 당·정·단체회의 '평창 청구서'

"미국 전략자산 한국 배치 중단

장애물 제거해 협력·교류 확대"

한미동맹·대북제재 약화 의도

북측 선발대를 이끄는 윤용복(왼쪽) 체육성 부국장이 25일 강원도 인제군 스피디움에서 시설물을 점검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북측 선발대를 이끄는 윤용복(왼쪽) 체육성 부국장이 25일 강원도 인제군 스피디움에서 시설물을 점검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에 참가할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을 보내면서 ‘평창 청구서’를 다시 들이밀었다. 북한은 이날 정부·정당·단체연합회의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영구중단을 촉구하고 남북교류를 확대하자면서 청구서의 내용을 분명히 한 모양새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과 평창올림픽 시설 등을 둘러볼 북측 선발대 8명은 이날 경의선 육로로 이동해 오전9시21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었고 9시29분께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북측 선발대를 이끄는 윤용복 체육성 부국장은 방남 소감 등을 묻는 취재진에 묵묵부답이다 거듭 ‘한말씀 부탁한다’고 하자 “강원도에 가서 합시다, 도착해서 합시다”라고만 말했다.


북한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과 함께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 중단’이라는 청구서를 동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하신 조국통일 과업 관철을 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연합회의가 24일 평양에서 진행됐다”며 “(참석자들은) 남조선 당국이 미국과의 전쟁 연습을 영원히 중단하고 남조선에 미국의 핵 전략자산들과 침략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영철 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 등 북한 대남 관련 주요 인물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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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채택된 ‘해내외의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별도로 게재해 핵 보유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호소문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주체조선의 핵보검에 의해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믿음직하게 수호되고 있는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며 외세에 빌붙어 무엇을 해결하겠다고 돌아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족의 핵, 정의의 핵보검을 악의에 차서 걸고 들며 그것을 북남관계 개선의 장애물로 매도하려는 온갖 궤변과 기도를 단호히 짓부숴버리자”고 강변했다.

북한은 남북교류 재개로 대북제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 또한 드러냈다. 호소문은 “북남 사이의 접촉과 왕래,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하자”며 “시대착오적인 법적·제도적 장치들을 제거해 하늘길·뱃길·땅길로 자유롭게 오가며 혈육의 정을 잇고 화해단합의 대세를 적극 추동해나가자”고 촉구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미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밝혔듯 북한이 평창올림픽에는 참가하겠지만 더 많은 대화를 원한다면 자기 요구를 들으라는 것”이라며 “한국을 국제제재 공조에서 이탈하게 하고 한미를 이간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미훈련과 미국 전략자산 배치가 북핵·미사일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한미동맹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효정기자·공동취재단 jpark@sedaily.com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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