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新남방정책 금융이 이끈다②] "KEB하나은행은 印尼서 금융의 삼성전자"...10년 만에 현지화 안착

<2> 하나금융그룹

동남아 금융채널 확대...IB 연계 기업대출·지분 투자

현지 진출 한국기업 토털 서비스...소매금융도 강화

印尼엔 IT법인 세워 아시아 핀테크 금융 거점 활용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달 초 비공식적으로 베트남 출장을 다녀왔다. 김 회장은 현지에서 주요 고객 및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현지 로컬 파트너 발굴 및 대형 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비즈니스 협력체계 구축을 타진했다. 막바지 단계인 현지 은행권 구조조정을 감안해 인수합병(M&A) 매물을 살펴보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시장의 전초기지인데 영업의 달인이자 전략가인 김 회장이 공을 들인다는 것은 올해 하나금융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설지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정부의 신(新)남방정책에 발맞춰 동남아 금융영토 확장을 위한 5대 주요 사업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글로벌 시장 내에서도 성장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지역에 금융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동남아 지역 채널 확대를 비롯해 투자은행(IB)과 연계한 기업대출 및 지분투자의 패키지 서비스를 추진한다.


우선 하나금융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글로벌 채널을 정비하면서 동남아 지역에서의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현재 인도 첸나이지점을 비롯해 신남방 지역에 7개 지점(출장소 포함), 2개 사무소, 2개 법인(64개 지점)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EB하나은행은 베트남에서 옛 외환은행이 하노이지점을 개설했고 옛 하나은행이 호찌민지점을 개설하는 등 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점에서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 대상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대출, 무역금융, 자본금 계좌 관리 등 주로 기업금융 관련 업무를 취급한다. 기업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소매금융도 현지인을 상대로 주택담보대출을 시행해 현지 금융기관 대비 신속하고 투명한 의사결정과 경쟁력 있는 금리 제시를 통해 사업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더불어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에서의 비즈니스 영역을 기존의 은행 부문은 물론 성장성이 뛰어나고 수익성이 양호한 소액대출(마이크로파이낸스), 소비자금융(카드) 등 비은행 부문까지 확대하고 전략적 지분투자도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2014년에 설립한 마이크로파이낸스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지 우량 금융기관과 합작투자 방식의 시장 진입을 통해 초기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사업 진출 및 시너지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에 정보기술(IT)법인을 설립해 현지화 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시아 핀테크 금융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스마트폰뱅킹 서비스 ‘1Q Bank(원큐뱅크)’를 연내 선보이고 자동차금융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하나캐피탈과의 시너지도 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젊은 층에서는 하나금융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현지 토착은행처럼 돼 있다”며 “하나금융이 한류 바람을 타고 인도네시아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위상을 가질 날도 머지않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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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금융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아세안 지역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금융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아세안 시장을 대상으로 해외사업 추진 시 적극적인 금융지원으로 수주 기회 확보에 기여하고 선순위대출 지원만으로는 해외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는 점을 감안해 인프라펀드 등을 조성해 중순위대출 및 지분투자까지 패키지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이 신남방 지역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할 때 하나은행의 금융 경험 및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원스톱 IB 금융자문 서비스도 지원한다.

아울러 인건비 부담과 인력 부족에 직면한 중견·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경우 현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진출 상담과 업무 프로세스 컨설팅 같은 토털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한류를 활용한 관광·문화 콘텐츠 제작, 음식료·화장품 관련 기업들의 진출 시에는 직접금융 및 국내 보증기관과 공조해 현지 기업의 창업 및 성장을 돕고 사업성 높은 현지 프로젝트 수행기업을 대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금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세안 지역 진출 업체를 위한 해외투자지원반을 운영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해외투자지원반은 해외 직접투자 절차, 국가별 투자 시 유의사항 상담, 안내책자 브로슈어 제공 업무를 수행한다. 아울러 수출입 절차 등 컨설팅 지원과 KOTRA·산업통상자원부·무역협회 등과의 협업을 확대해 아세안 지역 진출업체의 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아세안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일요영업점·모바일뱅킹·텍스트뱅킹(Text-Banking) 등을 통해 현지 언어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별 외국인 마케터를 추가 채용해 다양한 금융거래 채널 및 서비스를 확충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채널 개선 및 현지화 전략 등 내부 질적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면 올 한 해는 정부의 신남방정책 선언을 동남아 지역 글로벌 성장의 기회로 삼아 신뢰받고 앞서 가는 국내 최고의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 그 위상을 유지, 격상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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