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임대주택 사업 한 지붕 두 가족 '롯데' 순항할까

롯데건설-롯데자산개발

임대주택 브랜드 각각 선봬

협력 사례없어 경쟁구도 형성

그룹 부지 개발땐 갈등 가능성



롯데그룹에서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인 롯데건설과 롯데자산개발이 임대주택 사업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두 회사가 앞다퉈 임대주택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같은 그룹 계열사임에도 경쟁구도를 보이는 모습이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민간임대 주거서비스 브랜드인 ‘엘리스(Elyes)’ 상표 등록을 했다. 롯데건설은 롯데렌탈·롯데카드·롯데하이마트(071840) 등 계열사들과 힘을 합쳐 주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비슷한 시기 롯데자산개발도 주거임대사업 브랜드인 ‘어바니엘(Urbani L)’을 출시했다. 롯데자산개발은 지난해 말 어바니엘을 출시하면서 롯데몰·롯데시네마·롯데리아 등 계열사와 연계해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임대주택 사업을 먼저 시작한 곳은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전 정부의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인 뉴스테이(현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정책에 발맞춰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건설은 지난 2016년 5월 ‘신동탄 롯데캐슬’을 시작으로 동탄2 롯데캐슬, 문래 롯데캐슬, 독산역 롯데캐슬 등 4개 지역에서 총 3,453가구의 임대주택을 선보였으며 오는 7월에는 김포한강 롯데캐슬 919가구를 공급한다. 한편 롯데자산개발은 일본의 미쓰이부동산·다이와하우스·다이토켄타쿠 등 임대주택 관련 업체들의 사례를 연구하면서 도심에 위치한 1~2인 가구를 겨냥한 임대주택을 준비해왔다. 올 초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어바니엘 가산’을 선보이면서 임대주택 사업을 본격화했으며 내년 충정로에 들어서는 역세권 청년임대주택(어바니엘 충정로)의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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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과 롯데자산개발 모두 계열사와 연계해 주거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두 회사의 협력 사례는 없다. 브랜드나 주거 관련 서비스를 공유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롯데자산개발이 개발하는 임대주택에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것도 아니다. 어바니엘 가산의 시공사는 롯데건설이 아닌 KCC건설이었다. 향후 롯데그룹이 소유한 땅을 임대주택으로 개발할 경우 해당 부지를 차지하기 위해 양사가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두 회사는 그룹 부지를 많이 활용해왔다. 롯데건설은 롯데푸드(002270)가 소유한 부지를 활용해 문래 롯데캐슬을 공급했으며 옛 롯데알미늄 공장 부지에서는 독산역 롯데캐슬을 공급하기도 했다. 또 롯데자산개발은 롯데 계열사인 한국후지필름 공장 부지를 개발해 어바니엘 가산을 선보였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대주택 사업 분야에서 롯데건설과 롯데자산개발은 서로 보완·협력 관계라기보다는 경쟁 관계”며 “계열사들이 소유한 부지를 임대주택으로 개발할 시 두 회사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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