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정용진의 '이커머스 新세계'

온라인사업에 1조 투자 유치·전담 별도법인 설립...'한국판 아마존' 노려

'페이팔' 첫 기관투자가 BRV 등

외국계 투자 운용사 2곳과 MOU

2023까지 매출 10조 달성 목표

자금력 앞세워 M&A도 적극 추진



정용진(사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국내 e커머스 시장 제패를 위해 1조원 이상 투자 유치, 온라인 조직 통합과 별도 법인 설립이라는 초강력 승부수를 띄웠다. 이 승부수로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은 매출 2조원으로 단번에 국내 2위 사업자로 뛰어오르게 된다. 여기에 계획대로 오는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게 되면 국내 e커머스 최대 공룡으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외국계 투자운용사 ‘BRV캐피털매니지먼트’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2곳과 e커머스 사업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스타필드 고양 오픈식에서 정 부회장이 “온라인 사업에서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이 가운데 BRV는 페이팔 최초 기관투자가로 유명한 실리콘밸리 블루런벤처스에서 출범한 사모펀드다. 그동안 중국 간지·취뎬·메이리숴 등에 투자해왔다. BRV PE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선진화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와 독창적인 내수, 글로벌 성장전략을 갖춘 회사로 판단돼 이번 투자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대상은 신세계그룹의 기존 온라인 사업 조직이 아니라 신규 법인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139480)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e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올해 안에 설립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4년 ‘SSG.COM(쓱닷컴)’ 출범을 통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온라인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인적·물적 조직은 여전히 각사에 나뉘어 있어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향후 흩어져 있던 e커머스 전담 조직을 하나로 합칠 경우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 매출은 전년 대비 2015년 18.8%, 2016년 32.0%, 2017년(3분기 누적 기준) 24.1%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은 각각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기사



이번 신세계 발표는 e커머스 업계의 지형을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별도 법인이 설립되면 이 회사는 매출 기준으로 확고부동한 국내 e커머스 2위로 자리 잡게 된다. 통합 법인의 매출은 2조원 이상으로 쿠팡(지난해 3조원 이상)에 이어 2위다.

특히 신세계는 다른 e커머스 기업과 달리 탄탄한 오프라인 기반이 있기 때문에 전사적 힘을 기울이면 시장 선도기업으로 떠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투자 유치를 발판 삼아 5년 뒤인 2023년까지 매출 규모를 1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최우정 e커머스 총괄 부사장은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데 투자사와 공감해 이번에 MOU를 체결하게 됐다”며 “별도 e커머스 회사 설립을 통해 통합 투자 단행, 의사결정 단일화 등 국내 대표 e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경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