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톱! 그 자세 반대편에서 좀 보자. 오른쪽으로 천천히 돌려봐.”
31일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첫선을 보인 ‘평창동계올림픽 5G 홍보관’. 지금까지 올림픽은 촬영된 중계 영상을 모바일이나 TV로 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평창올림픽부터는 첨단 5세대(5G) 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경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영상이 제공된다. 피겨스케이팅 경기는 화면을 360도 자유자재로 돌려가며 볼 수 있다. 스키를 신고 장거리를 달리는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는 코스 곳곳을 통과하는 선수들 위치를 직접 확인하고 보고 싶은 선수만 골라 경기 장면을 볼 수도 있다.
KT는 이날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홍보관 개관식을 통해 이 같은 기술을 시연하며 5G 시범 서비스 준비를 완료했다고 선언했다. 이번 올림픽은 세계 최초로 ‘통신-단말-솔루션’ 등 5G 서비스를 위한 3박자가 갖춰진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으로 불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황창규 KT 회장을 비롯해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KT가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삼성전자는 5G 태블릿형 단말기와 장비를, 인텔은 스마트기기를 연동하는 5G 플랫폼을 제공했다. 최고 시속 150㎞로 질주하는 봅슬레이 경기는 썰매 앞에 부착된 5G 초소형 카메라를 통해 선수 시점에서 찍은 1인칭 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 있고 피겨스케이팅·쇼트트랙 경기에서는 초고화질 카메라 100대가 현장감 나는 360도 영상을 제공하는 등 세계 최초의 5G 올림픽 준비를 마쳤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이미 KT는 평창올림픽에 적용할 5G 기지국을 비롯해 5G 네트워크 장비 구축을 끝마친 것은 물론 서비스를 위한 최적화까지 완료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개관한 홍보관은 방문객들이 이런 서비스를 비롯해 각종 5G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같이 데이터가 흐르는 듯한 차원의 벽을 통과하면 스키점프대에서 미래로 도약하는 듯한 영상 체험관이 기다리고 있다. 내부에 자리한 ‘5G 시티’는 5G 네트워크 기반 도시 청사진을 보여주고 ‘아이스하키 챌린지’ 코너에서는 대용량 영상 데이터 전송을 이용한 아이스하키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상현실(VR)을 통해 실제 성화봉송 주자가 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토치 릴레이 챌린지’와 혼합현실(MR)을 활용한 방 탈출 게임도 마련됐다.
서울 광화문에도 홍보관이 마련된다. 오는 2월9일부터 25일까지 광화문광장에 들어서는 ‘KT 라이브사이트’는 5G 단말 체험존, VR를 이용한 봅슬레이 체험, 동작 인식으로 봅슬레이·드론·자동차 조종을 체험하는 ‘커넥티드 스피드’ 코너 등으로 구성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황 회장은 “5G 홍보관은 5G가 만들어낼 놀라운 미래를 미리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파트너들과 함께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에 이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세계 최초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수많은 사람들과 정부, 민간 업체들의 노고 덕분”이라며 “이 자리는 5G의 시작이고 시범 서비스를 넘어 상용화되고 본격적으로 한국이 이 산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릉=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