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대두도 반덤핑카드 만지작…트럼프 약점 파고는 中

美세이프가드 발동에 무역전쟁 맞불

수수 이어 농산품 고강도 압박 나서

트럼프 지지기반 농업분야 파장클 듯

1015A17 갈등일지


중국이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응해 미국산 대두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중화권 매체 싱가포르연합조보가 9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중국을 겨냥해 외국산 태양광 패널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고 지적재산권 침해와 중국산 수입 철강에 본격적으로 고강도 제재 압박을 가할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도 미국산 수입 수수와 대두에 보복조치를 취할 태세를 갖추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상무부가 지난 6일 중국 내 대두가공 업체들과 좌담회를 열어 미국산 수입 대두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 관세 부과를 포함한 무역제재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언급하고 의견을 수렴했다고 전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이 외국 기업이나 수입제품에 대한 고강도 제재 조치에 앞서 의견수렴 형식으로 간담회를 열고 구두 지침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이번 좌담회를 미국산 대두에 대한 무역제재 조치의 공식적 예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대두수출협회 베이징지부는 이번 간담회에 초청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대두는 지난해 139억달러(약 15조2,000억원)어치에 달한다. 세계 최대 대두 소비국이자 수입국인 중국은 최근 대두 재고량이 늘어 미국산 대두 수입제한을 효과적인 대미 무역보복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두 제품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 기반인 농업 분야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중국 매체들은 대미 무역보복 수단으로 대두와 수수 등 수입 농산품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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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무부는 앞서 4일 미국산 수수가 국제시장 가격보다 낮게 수출돼 중국 업체들에 피해를 준다며 미국산 수수에 대한 무역구제 조치를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의 미국산 수수 수입액이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948억원)에 그친다는 점에서 수입규모가 큰 대두에 대한 무역보복 조치가 미국 농업계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을 겨냥해 “무역구제 조치는 국제교역 과정에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최후의 방어장치”라며 “방어장치인 무역구제 조치를 무역보호주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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