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생산성 끌어올리기' 나선 日..."한국도 배워야"

/자료=현대경제연구원./자료=현대경제연구원.


경제성장 정체에 빠진 일본 정부가 생산성 혁명에 나선 가운데 한국도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발표한 ‘일본, 왜 지금 생산성 논란인가?’ 보고서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심해지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직면해 생산성 혁명과 인재 만들기 혁명으로 맞서겠다고 선언했다”며 “한국도 경제·사회 전반의 생산성 제고를 위한 직·간접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4차 아베 내각 출범을 계기로 생산성 끌어올리기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2조엔(25조4,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생산성 상승률을 현재 0.9%에서 2% 수준까지 높이고 설비투자는 2020년까지 10% 늘리는 한편 임금상승률도 올해부터 3% 이상씩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처럼 일본 아베 정부가 생산성 혁명을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일본 경제의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 때문이다. 일본은 경제성장의 80%를 총요소생산성에 의존하고 있을 만큼 자본과 노동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낮다. 2016~2025년까지 최근 일본의 잠재성장률 수준인 0.8%를 유지라도 하려면 노동투입을 늘리거나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하지만 앞으로 일본의 노동력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돼 노동생산성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이다.


임금 상승만으로는 경제의 선순환 고리를 완성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도 있다.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는 기업 수익 개선→투자·고용 확대→임금·소득 증대→소비 증가→투자·생산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경제는 기업 수익성이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이고 투자도 늘었지만 그 온기가 3번째 선순환 고리인 임금·소득 증대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산성 제고로 잠재성장률을 높이지 않으면 경제 침체를 벗어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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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노동생산성 개선이 필요하다. 일본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16년 기준 41.6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7달러)보다 11.5% 낮다. 미국(63.3달러)은 물론 독일·프랑스(59.9달러), 이탈리아(47.6달러)와도 차이가 크다.

한국 경제도 일본과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33.1달러로 일본보다 훨씬 낮고 한국은행의 추산에 따르면 잠재성장률도 2015~2018년 3.0~3.2%에서 2016~2020년 2.8~2.9%로 하락 일로에 있다.

보고서를 쓴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한국도 일본의 정책을 참고해 중장기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한편 국민의 소득 및 생활 전반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투자 증대를 통해 고용을 늘린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세제를 통한 간접지원은 물론 투자·고용촉진장려금의 형태로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민간 부문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 촉진, 각종 차별 철폐, 고령자 노동 환경 개선 등을 위해 노력하고 정부도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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