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효성 세계화 베트남에 걸었다…조현준의 승부수

응우옌쑤언푹 총리 만나 사업 협력

화학·중공업 부문에 13억弗 투입

4대 핵심사업 글로벌 전초기지로

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만나 베트남 내 사업 및 투자 확대와 신규 사업 기회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효성그룹조현준(왼쪽) 효성그룹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우옌쑤언푹 총리를 만나 베트남 내 사업 및 투자 확대와 신규 사업 기회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효성그룹


효성(004800)그룹이 화학과 중공업 부문의 베트남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베트남을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11일 효성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뿐 아니라 화학·중공업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특히 화학과 중공업 부문 투자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남부 바리어붕따우성에 총 13억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공정(DH) 시설, 액화석유가스(LPG) 가스 저장탱크 건립 등에 대한 투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 회장은 중부 꽝남성에 추가 생산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도 전달했다.

효성은 중공업 부문에서의 주력 생산품인 전동기의 경우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베트남에서 반제품을 만들고 국내 창원공장으로 들여와 완제품으로 제조한 뒤 해외에 수출하는 전략도 세웠다. 국내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조 회장의 중공업 및 화학 부문의 베트남 투자 확대는 효성의 4대 핵심 사업부문(PG) 모두 베트남에 생산시설을 구축함으로써 베트남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복합 생산기지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추가 투자 프로젝트들이 완료되면 효성 베트남은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전 사업부문의 제품을 생산하는 복합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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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은 아울러 베트남 인프라 사업 수주 건도 피력했다. 응우옌 총리에게 베트남 송전과 건설 부문에서 우수한 기술력으로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고 기술이전을 통해 베트남이 초고압 변압기 부문에서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전달했다. 또 조 회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전자결제, 핀테크 등 정보기술(IT) 사업 추진도 협의했으며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위해 한국 투자포럼 개최를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베트남 투자 확대 결정이 2000년대 중반부터 조 회장이 추진했던 ‘탈(脫)중국화’ 전략이 구체화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조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규제 강화로 중국 생산공장의 경쟁력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며 베트남 진출을 주도해왔다. 특히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따른 중국의 보복성 조처가 강화되면서 조 회장의 베트남에 대한 애착이 더욱 확고해졌다는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중간재를 만드는 효성의 경우 중국 무역보복 조치에 소비재 기업과 같은 피해를 입지는 않았겠지만 중국 사업의 ‘리스크’를 무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결국 베트남을 중국을 대신할 주력 생산기지로 결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효성은 2007년부터 호찌민시 인근 연짝 공단에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후 15억달러를 투자했다. 연짝 공단 내 한국 기업으로는 최대 투자 기업이다. 축구장 90개 이상 크기인 약 120만㎡ 규모의 부지에 스판덱스·타이어코드·스틸코드·전동기 등 섬유와 산업자재 핵심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7,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베트남 연짝 공단 내 효성 스판덱스 및 타이어코드 생산 공장. /사진제공=효성베트남 연짝 공단 내 효성 스판덱스 및 타이어코드 생산 공장. /사진제공=효성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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