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철수 벼랑끝 전술'로 정부·노조 압박-비용절감 1석3조 겨냥

■GM의 폐쇄 결정 배경은

노조, 반대집회 예정

파업 돌입 가능성도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의 군산공장을 전격 폐쇄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가동률이 낮은 군산공장을 닫는 행동으로 철수를 현실화하고 정부와 노동조합을 압박함과 동시에 비용절감 효과까지 얻는 1석3조의 카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향후 2,000여명의 희망퇴직, 노조와의 갈등 우려도 나온다. 정부의 고심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GM은 왜 군산을 버리나=한국GM의 군산공장은 GM의 준중형 세단 크루즈(라세티)의 핵심 생산기지였다. 군산에서 만들어진 라세티는 주로 유럽 등 주요국으로 수출됐다. 지난 2010년만 해도 44만2,992대(내수 23만7,299대, 수출 20만5,693대)를 생산했고 고용인력도 3,800여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2년 GM은 군산을 크루즈 생산기지로서 매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반복되는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고연봉 저효율 구조 때문이다. GM 본사는 전략적으로 각국에서 직접 크루즈를 만들어 파는 게 군산에서 만드는 것보다 수익이 더 남는다고 본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군산에 신형 크루즈 물량이 배정됐지만 2013년 쉐보레가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군산공장은 결정타를 입는다. 주요 수출 시장을 잃자 군산공장의 생산량은 2014년 8만1,925대로 1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멕시코나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신형 크루즈를 생산하면서 2016년 3만여대 수준으로 축소됐다. 수출량도 1만대 전후로 급감했다.

여기에 내수 시장에서 신형 크루즈는 가격 설정 실패 여파로 판매가 부진했다. 군산에서 만드는 또 다른 차량인 올란도는 환경규제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서 단종이 결정됐다. 군산공장의 가동률은 20% 이하로 떨어지고 임직원 수도 2,0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노조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를 군산공장에 유치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GM 본사는 노조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사실상 군산공장은 빈사 상태에 빠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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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줄이고 정부 압박도 동시에=GM 입장에서는 군산공장을 폐쇄하더라도 글로벌 주요국 판매에서 거의 타격을 받지 않는다.

대신 GM이 얻어가는 것은 많다. 일단 고정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에 대해 한국GM은 “향후 명확한 수치를 계산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알려진 1인당 연봉 8,700만원에 2,000명을 단순 대입하면 당장 1,700억여원을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공장 부지를 매각하면 땅값으로만 1,300억여원을 회수할 수 있다.

‘설’로만 떠돌던 한국GM 철수설을 현실화해 지원을 주저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조선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군산 경기는 GM 공장 폐쇄로 또 한번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여론전에서 한국GM의 지원설에 힘이 실리지 않는 것 역시 전격 공장 폐쇄 결정이 나온 이유다.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지원 요청을 한 후 한국GM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보다는 혈세를 지원하면 안 된다는 비판 여론이 더 컸다.

◇희망퇴직·노조와의 잡음 우려도=GM이 그렇다고 만능카드를 낸 것은 아니다. GM의 머리를 아프게 한 노조가 이번에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실제로 한국GM 노조는 14일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침을 결정한다. 이후 군산공장에서 결의대회 및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에 대한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노조 역시 정부와 마찬가지로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 전날 전화로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한국GM 노조가 부평공장 등에서 군산공장 폐쇄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할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경영진의 책임을 묻기 위해 과거 쌍용차 사태 당시처럼 옥쇄파업 등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박사는 “GM의 군산공장 폐쇄는 전 세계에 한국 자동차 산업이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점을 인증하게 된 셈”이라며 “향후 GM의 처리 과정에 따라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등에도 지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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