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망신 주지 말고 일대일 대화해야

KAIST 경영대학 교수

<60>구성원의 잘못된 행동을 고치는 방법

공개적으로 혼내면 상대방 수치심만 느껴

잘못된 행동 설명하고 개선책 함께 고민을

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조성주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


“최근 저희 구성원 중 한 명의 근무태도가 좋지 않아 크게 혼낸 적이 있습니다. 일부러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곳에서 소리를 좀 쳤죠. 정신 좀 바짝 차리라고….”

“이후 잘 해결됐나요?”

“당시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자기 합리화를 엄청 했어요. 심지어 저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까지 한 모양입니다. 정말 황당하더라고요.”


함께 일하다 보면 구성원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혼을 내야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가급적 그런 일이 없으면 좋지만 혹시라도 그런 일이 생겼을 때 가장 피해야 하는 행동이 있다. 바로 공개된 장소에서 혼내는 일이다. 혹시 학교 다닐 때 주먹 싸움을 해봤거나 지켜본 경험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둘만 있었으면 말다툼으로 끝났을지 모르는 일이 보는 사람이 많은 경우 쉽게 주먹 싸움으로 번지는 것이다. 이는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사람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상대방으로부터 수치스러운 말을 들으면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생각보다 명예가 훼손됐다는 생각을 더 크게 하게 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야단맞는 직원이 당장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겠지만 곧 손상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기방어 노력을 하게 된다.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거나 잘못의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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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 위한 효과적인 소통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우선 조용한 장소에서 둘이 이야기하는 게 좋다. 그리고 다음 맥락을 염두에 두며 이야기 나눠보자.

첫째, 잘못된 내용을 구체적이고 사실대로 말해준다. 흥분하거나 화내지 말고 사람이 아닌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근무 시간에 사적인 전화가 많은 것 같다”는 식이다. 둘째, 그것이 조직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런 행동이 동료들을 불편하게 합니다.” 셋째, 그러한 태도의 원인을 묻고 경청한다. 상대방에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충분히 얘기할 기회를 줘야 한다. 그리고 적절히 공감한다. “네. 그런 점이 있었군요.” 넷째, 잘못된 점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해결방법을 찾게 한다. 잘못된 점을 고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고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다섯째, 나온 방법 중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하자. “그렇게 하면 되겠군요. 제가 도와야 할 부분은 없을까요?” 끝으로 격려하고 구체적인 실행기간을 정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해봅시다. 일주일 뒤에 결과에 대해 다시 이야기합시다.”

회사는 가정이나 학교가 아니다. 다 큰 성인들의 일터다.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 공간이다. 혼 내는 것은 목적이 아니다. 잘못된 행동을 고칠 수 있도록 더 좋은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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