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증시 조정 언제 끝날까…다시 보는 블랙먼데이

1987년 다우지수 23% 급락, 최근 증시 조정과도 유사

증시 상승·과열에 대한 부담감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펀더멘털 양호해 재차 반등 기대…3월 FOMC 주목

뉴욕증시, 금리 상승에 급락 ... 주식·채권 시장 ‘거품’ 빠지나/연합뉴스뉴욕증시, 금리 상승에 급락 ... 주식·채권 시장 ‘거품’ 빠지나/연합뉴스


이달 초 급락했던 증시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재차 나타날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 과거 글로벌 증시 급락 사례를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증시 움직임을 관측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대부분 현재 상황은 과거 증시 급락장과 달리 펀더멘털이 양호한 데다 신흥국·투기등급 채권 등의 부실이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정 후 다시 반등세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987년 10월 19일 미국 다우지수가 22.6%나 급락했던 ‘블랙 먼데이’와 최근 국내외 증시를 비교했다. 박정우 연구원에 따르면 여전히 블랙 먼데이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지만 주식시장 고평가에 대한 부담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시 도입된 포트폴리오 보험을 원인으로 꼽기도 하지만 블랙 먼데이 당시 조사에 따르면 투자자의 5.5%만이 포트폴리오 보험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박 연구원은 “블랙 먼데이는 결국 주식시장 고평가와 1929년 대공황이라는 역사적 기억이 만든 두려움이 결부돼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며 “최근 시장 급락과도 유사한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경기호황국면으로 진입하는 초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장 급락을 경기 침체의 전조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자료 : 한화투자증권, 블룸버그자료 : 한화투자증권, 블룸버그


다른 전문가들도 최근의 증시 급락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상승과 일부 과열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의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이 미국의 시장금리 인상과 만나 급락이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박성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긴축 발작’과도 차이가 있다”며 “신흥국·취약국·투기등급 채권시장에서의 금리 급등·스프레드 확대 현상 같은 자본시장의 취약한 고리가 터지는 현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진통”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조정 이후 눈여겨봐야 할 종목으로 국내 증시의 이익 증가를 이끌고 있지만 고점 대비 낙폭이 큰 반도체·장비 업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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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다른 달에 비해 증시가 가라앉는 경향이 강하다는 조사도 눈에 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97년부터 2017년까지의 코스피의 월간 수익률 평균을 봤을 때 1·4분기 중 유일하게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달이 2월이며 미국 나스닥도 동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말 랠리와 1월 연초 효과를 지나 2월에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한화투자증권은 1980년 이후의 미국 증시 급락 사례를 분석, 2011년의 사례를 제외하면 밸류에이션이 과거 평균보다 높을 때 주가 급락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급락하기 직전의 고점에 다시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급락 직후 경기침체가 나타날 경우 4~7년, 그렇지 않을 경우 평균 12개월 후 다시 이전 고점을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패턴대로라면 최근 증시 급락 역시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다면 올해 안에 만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증시 급락의 이유와 상관없이 시장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고대하고 있다.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만한 신호 여부에 따라 증시가 앞으로의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예은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FOMC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주재하는 첫 회의이고 앞으로의 방향성이 결정될 회의”라며 “올해 4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와 점도표를 통해 금리 인상 속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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