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값진 동메달을 거머쥔 서이라(화성시청)는 “넘어지면서 아쉽게 됐지만, 한국에서 열린 올림픽이고, 제 첫 올림픽이라 굉장히 만족한다”고 기쁨을 전했다.
서이라는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마지막 바퀴를 앞두고 헝가리 선수의 반칙으로 임효준(한국체대)과 엉켜 넘어지는 불운 속에서도 3위로 골인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온 서이라는 “정확히 보지는 못했으나 류 사오린 샨도르(헝가리)가 임효준과 걸리고, 임효준이 넘어지면서 내가 걸린 것 같다”며 “아쉽지만 경기를 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넘어진 뒤 일어나던 상황에 대해서는 “일단 결승 라인까지 최선을 다해 들어가는 게 선수의 몫이고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준준결승, 준결승 모두 국민께 좋은 경기 보여드렸기 때문에 웃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밝은 표정을 유지한 서이라는 “모든 선수가 원하는 것이 금메달이지만, 올림픽은 축제라고 하지 않으냐”며 “성적과 상관없이 저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를 생각하기보다는 축제를 마음껏 즐겼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나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고 김선태 감독님과 코치진, 트레이너 선생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된 것”이라며 “많은 분의 응원과 기도 덕분에 100% 이상의 힘을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이날 서이라는 준준결승에서 임효준, 황대헌(부흥고)과 한 조에 편성되는 불운을 겪었으나 막판 스퍼트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결승까지 왔다.
서이라는 “(한국 선수들간의 대결이) 너무 일찍 오지 않았나 싶다”며 “준결승 정도였으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3명이 다 같이 선의의 경쟁을 해서 누가 됐든 축하해주자는 생각으로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먼저 탈락한 황대헌에 대해서는 “대헌이가 다가와서 응원한다며 열심히 하라고 말해줬다”며 “대헌이도 많이 노력했는데, 아직 경기가 남았으니 더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위로하고프다”고 말했다.
지난 1,500m에서 아쉬운 준결승 탈락에도 “꿀잼이었다”며 ‘긍정왕’의 면모를 보였던 서이라는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감사하다”며 “마음껏 즐기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SNS에 일부 중국인들이 단 악플에 위트 있게 대응해 눈길을 끌기도 했던 서이라는 중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니하오 워아이니”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힙합을 좋아하는 서이라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자작 랩을 선보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서이라는 ‘랩을 보여줄 때가 됐느냐’는 질문에 “랩은 영감이 와야 한다”고 쑥스럽게 웃으며 “경기 다 끝나고 열심히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남은 500m와 계주 경기에 대해서는 “계주는 무조건 잘 타고 싶다”며 “500m는 선수로서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앞서 1,500m 금메달을 딴 임효준이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자, 서이라는 “저는 라면에 밥을 말아 먹고 싶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