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항 중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인천공항이 여객기 정시 출발률은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은 인근 중국·유럽·중동으로 가는 한중 항로의 교통량이 최근 급증해 정체가 심각하고, 겨울철이면 악화하는 기상 탓에 출발 지연이 잦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12∼2월 겨울철 인천공항에서 계획한 시간에 맞춰 이륙하는 비행기는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항공통계 전문 사이트 플라이트스탯츠(flightstats)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올해 1월 기준 글로벌 허브공항 44곳 가운데 정시 출발률 순위 44위로 ‘꼴찌’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달았다. 플라이트스탯츠는 계획된 출발 시각보다 15분 늦게 출발하는 항공편 비율을 집계해 정시 출발률을 계산했다.
인천공항의 1월 평균 정시출발률은 50.0%로 나타났다. 비행편의 절반은 제때 이륙하지 못하고 지연 출발한 셈이다. 이 같은 정시 출발률은 1위인 미국 시애틀공항의 88.5%보다 38.5%P 떨어진 성적이며 44개 허브공항 평균인 78.2%보다도 28.2%P 차이 나는 수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중국 베이징 상공을 지나는 항공로가 최근 교통량 증가로 크게 혼잡해 인천공항 관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중국의 군사훈련 등으로 항로가 몇 시간 막히거나 기상 악화로 항로가 위험해 안전을 위해 출발을 지연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의 정시 출발률은 작년 1∼12월에도 글로벌 공항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상상태가 좋지 못한 겨울철은 정시 출발률이 특히 낮았다. 작년 1월 인천공항 평균 정시 출발률은 그해 가장 낮은 48.9%를 기록해 조사대상 49개 허브공항 중 49위를 기록했다. 겨울철인 2월과 12월도 각각 55.1%, 53.1%로 47위(48개 공항 중)와 43위(43개 공항 중)로 최하위권에 그쳤다. 날씨가 비교적 양호한 봄·가을철은 평균 정시 출발률이 70%를 웃돌며 20∼30위권에 올랐다. 3∼6월 인천공항 평균 정시 출발률은 70.5∼76.3%, 10∼11월은 72.2∼76.6%를 기록했다.
인천공항의 출발 지연 시간은 올 1월 기준 평균 43.9분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경우 12월의 평균 지연 시간이 56.7분으로 1시간에 근접했고, 1∼11월은 33분∼46.5분 사이를 오갔다.
올해 1월 기준 정시 출발률 1위는 시애틀공항, 2∼5위는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87.1%), 미국 휴스턴공항(85.2%), 미국 라스베이거스공항(84.5%), 이탈리아 로마공항(84.3%)이 각각 차지했다. 미국 댈러스공항(84.1%)과 터키 이스탄불공항(84.0%), 스페인 바르셀로나공항(83.9%), 스페인 마드리드공항(83.5%), 독일 뮌헨공항(83.5%) 등도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벌 허브공항 중 평균 출발 지연 시간이 가장 긴 공항은 미국 뉴욕 JFK공항으로, 이 공항에서 비행기가 지연될 경우 평균 1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교통량이 급증한 인천∼베이징 한중 항로를 현재 단선에서 좌우로 나눠 복선화하는 방안을 한중 실무협의를 통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항로 복선화와 함께 관제 개선 등 노력을 기울여 인천공항의 출발 지연율을 낮추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