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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서천 시골마을 귀촌 후 만난 인생 친구 최씨와 나씨 이야기

‘사노라면’ 서천 시골마을 귀촌 후 만난 인생 친구 최씨와 나씨 이야기




20일 방송되는 MBN ‘사노라면’에서는 ‘내 생애 두 번째 동반자 최씨와 나씨’ 편이 전파를 탄다.


▲ 당신은 나의 동반자, 뒤늦게 만난 인생 친구 두 남자!

충청남도 서천군 마서면의 한 시골 마을. 남들은 다 도시로 떠난다지만, 이 마을엔 시골이 그리워 이 마을에 제 발로 찾아 들어온 최광진 씨(65)와 나영국 씨(57)가 있다. 도시에서 교육행정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광진 씨는 퇴직 후 자유로운 생활을 꿈꾸며 10년 전 이곳에 내려왔고, 이 마을에서 나고 자란 영국 씨는 인천에서 기계 설비 일을 하다 5년 전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귀향을 했다.

두 사람은 고개를 들기만 해도 바로 보이는 윗집과 아랫집에 산다.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귀촌을 감행했지만, 막상 인적이 드문 시골 마을에 오니 외로움을 느꼈던 최씨. 그리고 아내와 이혼 후 아이들을 키우면서 혼자된 생활에 익숙해졌었던 나씨. 같은 처지의 서로가 궁금해 매일같이 안부를 묻던 두 남자는, 어르신들만 계신 마을에서 금세 죽이 척척 맞는 ‘절친’이 됐다.

귀향 전 기계 설비 일을 하던 아우 나씨는 형님 최씨가 춥게 지내는 것이 마음 쓰여 난로를 만들어 주고, 형님 최씨는 식사를 할 때면 아우 나씨를 불러 숟가락 하나를 더 놓는다.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워 뭐든 같이 하고, 친형제처럼 지내면서 서로를 챙기는 두 사람은 이미 식구고 가족이 된 지 오래다.

▲ ‘형님, 그것도 못 허유?’ VS ‘제발 잔소리 좀 그만해!’

귀촌한 지 10년 차지만, 서울이 고향인 데다 도시에서만 줄곧 생활하던 형님 최씨에게는 아직도 시골 생활이 어렵기만 하다. 물고기를 잡겠다고 그물을 던지다가도 엉성한 자세에 결국 넘어지고, 장작을 패기도 쉽지 않아 아우의 놀림을 받고 만다. 하물며 농사는 어떠랴. 이미 최씨의 밭은 고라니가 망쳐버린 탓에 엉망이 되기 일보 직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툰 최씨를 도와주는 것은 아우 나씨의 몫이다. 뭘 하든지 간에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자란 아우 나씨에게 자연스레 배우고 의지하게 된다. 형님 최씨가 물어볼 때마다 아우 나씨의 대답은 한 번도 막힌 적이 없다.


나씨에 대한 고마움이야 이루 말할 것도 없지만, 문제는 나씨의 잔소리가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쫓아다니며 훈수를 두는 아우 나씨에, 최씨는 오히려 서울에 있는 아내의 잔소리가 그리울 정도다. 해본 적이 없으니 잘 모르고 서툰 것이 당연한데, 면박을 주는 아우의 태도에 가끔은 서운하다 못해 자존심도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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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쉬고 싶어 시골로 내려온 최씨에게는, 앞장서서 일을 다 해치워버리며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나씨의 잔소리가 받고 싶지 않은 간섭으로 느껴질 뿐이다. 최씨의 집 근처 대나무 풀을 베던 두 사람. 조금 하다말고 나중에 하겠다는 형님 최씨에, 결국 또 아우 나씨의 잔소리가 날아든다.

▲ 그러려니 했던 사소한 서운함, 결국 틀어진 두 남자의 우정?!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씨는 쉬엄쉬엄 재미 삼아 소일거리로 농사를 짓겠다는 최씨가 그저 답답할 뿐이다. 농촌에 내려온 이상, 이제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야 할 텐데 하는 것마다 못미더워 도무지 안심되질 않는다. 장남으로 태어나 형이 없었던 나씨에게 뒤늦게 만난 최씨는 친형과도 같은 존재. 결국, 최씨를 향한 잔소리는 나씨의 투박한 애정표현인 셈이다.

그래서 최씨의 밭을 보자마자, 고라니 방지막을 만드는 작업을 도와주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 나씨다. 늘 여유를 부리던 최씨도, 이번만큼은 마음이 급한지 작업을 서두른다. 그런데 작업 도중 어딘가에서 온 전화를 받고 급히 자리를 뜨는 나씨. 금방 다녀온다는 말과는 다르게 해가 질 때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연락도 되지 않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나씨에, 최씨는 조금씩 쌓아두었던 서운함이 밀려오는 것을 느낀다. 마을에서 젊은 사람은 두 사람뿐이니 서로 친구처럼 지낸다지만, 그래도 여덟 살이나 많은 형님인데 나씨에겐 늘 무시 받는 사람이 된 것만 같다. 매번 하던 잔소리도 일을 도와주기 싫은 귀찮음 때문인가 싶어 속이 상한다. 결국, 뿔이 나고만 최씨.

다음 날, 마치지 못한 작업을 마저 도와주기 위해 찾아온 나씨에게 버럭 화를 내고 마는데. 처음 보는 형님의 모습에 나씨는 어안이 벙벙하다. 나씨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던 건데, 최씨가 다짜고짜 화부터 내니 나씨도 언성이 높아진다. 심지어 두 사람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서로에게 등을 돌려버리는데.

여생을 함께 즐기자 다짐했던 두 남자. 틀어진 두 사람의 우정은 과연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사진=MBN ‘휴먼다큐 사노라면’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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