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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굿센터] 서울성모병원 각막이식팀

국내 수술 20% 담당, 각막이식 선구자

'호발성 백내장' 억제 연구도

주천기(왼쪽) 서울성모병원 안센터 교수가 각막이식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주천기(왼쪽) 서울성모병원 안센터 교수가 각막이식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센터는 각막이식 분야의 선구자다. 지난 1966년 각막이식수술, 1980년 인공각막이식수술에 성공했다. 두 분야 모두 국내 최초다. 연간 1,000건 정도 이뤄지는 국내 각막이식수술 중 20%가량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고 김수환 추기경 등 신부들이 장기기증운동에 앞장선 덕을 보고 있다. 주천기 안센터 교수는 “인구가 우리나라의 7배쯤 되는 미국에서는 연간 4만5,000건의 각막이식이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서도 각막 등 장기기증이 활성화되면 연간 6,000~7,000건의 각막이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각막은 눈 앞쪽 표면 중앙에 있는 투명하고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외부로부터 눈을 보호하며 시신경이 몰려 있는 황반 부위로 빛을 모아준다. 지름 1.1㎝, 두께 0.5㎜ 정도며 중심부가 가장 얇고 주변부로 갈수록 두꺼워진다. 신경이 잘 발달돼 있어 외부의 이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바깥쪽부터 상피, 보우만막, 실질, 뒤경계판(데스메막), 내피 등 5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각막이 투명하게 유지되려면 내피세포가 각막실질에 있는 물(방수)을 빼주는 펌프 역할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재생이 안 되는 내피세포가 손상돼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물 먹은 휴지처럼 각막실질이 부풀어 오르고 혼탁해진다. 감염으로 혼탁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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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은 콩팥·간 등과 달리 사후이식만 가능하다. 기증자가 사망한 지 12시간 안에 적출해 조직보관액에 담가놓으면 약 1주일 동안 이식용으로 쓸 수 있다. 과거에는 기증자의 각막과 수혜자의 각막 전체를 같은 크기로 잘라 이식(전층각막이식)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로 16바늘 이상 꿰매기 때문에 난시·거부반응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최근에는 재생이 안 되는 각막내피층만 이식하는 등 부분이식이 늘고 있다. 주 교수는 “부분이식은 1~3바늘만 꿰매면 되기 때문에 난시나 거부반응이 훨씬 덜 생긴다”며 “각막내피의 경우 ㎟당 내피세포가 2,000개 이상이어야 이식용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막내피세포는 나이가 들면 감소하며 백내장수술을 받으면 15%가량 줄어든다.

주 교수는 정부 지원을 받아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백내장 수술 후 ‘호발성 백내장’ 발생을 억제하는 의료기기 개발 연구다. 각막 안쪽 수정체가 혼탁해진 백내장 수술 때 인공수정체의 위치를 잘 잡기 위해 막(후낭)을 하나 남겨놓는데 그 가장자리에 수정체 상피세포가 자라서 들어오면 백내장 수술을 한 지 몇 개월이나 몇 년 뒤 다시 눈이 잘 안 보이게 된다. 주 교수는 “레이저로 후낭에 구멍을 내면 재수술을 않고도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증상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경을 벗기 위해 하는 라식·라섹도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 시력을 교정한다. 근시는 가운데를, 원시는 가운데를 남기고 주변을 깎는다.

안센터는 지난해 대학병원 중 가장 많은 5,150건의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했다. 대부분 백내장이 원인이다. 안센터는 1978년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인공수정체 삽입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8만례를 달성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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