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다시 치솟는 ‘김치 프리미엄’

규제완화 기대에 거래량 늘어

비트코인 국내시세 10% 높아

국내 암호화폐 시세가 해외 가격보다 비싼 것을 의미하는 ‘김치 프리미엄’이 한동안 잠잠하다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가능성 발표 이후 한때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오히려 더 낮아지는 역프리미엄 현상까지 보였지만 전날 최흥식 금감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정상적인 암호화폐 거래는 적극 지원하겠다”는 이전과 다른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의 규제가 완화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심리를 타고 암호화폐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판’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해외 평균 시세보다 10.62% 비싼 1,211만2,6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같은 김치 프리미엄은 오전 한때 12%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춤하던 김치 프리미엄이 다시 형성된 것은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정부의 강경규제 의지가 시장 활성화로 방향을 선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일 최 원장은 “암호화폐 문제는 규제 강화가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신한·농협·기업 등 시중은행이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 4~5곳과 거래하고 있는데 필요하면 더 해야 한다”고 말한 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최 원장은 지난해 말 공식 석상에서 “암호화폐 거품은 확 빠질 것이다. 내기해도 좋다”고 말해 투자자들의 반발을 샀고 국회서 사과까지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은 규제보다 거래 활성화에 방점이 찍혔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올 초 50%선까지 치솟았지만 ‘실명거래제’ 도입 이후 급락해 4%선까지 떨어졌고 일부 거래소에서는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보다 오히려 더 낮아지는 ‘역김치프리미엄’ 현상까지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롤러코스터 같은 김치 프리미엄은 정부의 정책이 일관되지 않고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부처마다 이견이 발생하면서 진폭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관된 정책이 나오고 모든 게 투명하게 거래되면 김치 프리미엄은 사라질 것”이라며 “정책의 일관성이 없으니까 국내 투자자들도 정부 관계자의 말 한마디를 호재로 삼고 들어갔다가 또다시 공포에 질려서 투매하는 ‘패닉셀’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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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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