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출판계 블루칩 '법조인 작가'

김웅·강민구·문유석 등

형사사건서 4차혁명까지

다양한 저서 뜨거운 인기

김웅 검사김웅 검사


출판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떠오른 법조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활약하는 법조인들의 냉철하고 예리한 시각을 담을 책들이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각본 없는 드라마와도 같은 형사사건을 다룬 책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지혜를 일러주는 책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저서가 독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주는 모습이다.


21일 출판계에 따르면 18년차 검사인 김웅 인천지검 공안부장이 쓴 ‘검사내전’은 교보문고가 집계한 2월 둘째 주 정치·사회 부문 베스트셀러 순위 2위에 올랐다. 지난달 출간된 이후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는 이 책은 선량한 시민들을 농락한 사기꾼들의 기상천외한 범죄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수백억원 규모의 어음 사기도 태연하게 저지르는 할머니, 전세 사기로 졸지에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신혼부부의 사례를 접하다 보면 마치 범죄소설의 한 대목을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이 저절로 든다. 뿐만 아니라 정치와 권력의 비열한 얼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학교 폭력의 피해자에게 합의를 강요하는 교사들의 모습 등 사회의 그늘진 풍경에 대한 비판뿐 아니라 자성의 목소리도 담고 있다. 이 책을 펴낸 출판사인 부키 관계자는 “보통 검찰이라고 하면 ‘권력의 시녀’라는 이미지가 강해 일반인들의 호감 지수는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김웅 검사의 ‘검사내전’은 검찰 내부의 사정을 속속들이 다루면서도 생활인이자 직장인의 관점으로 경험을 풀어내고 있어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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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법원도서관장강민구 법원도서관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한 강민구 법원도서관장이 최근 펴낸 ‘인생의 밀도’ 역시 독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강 관장은 독학으로 익힌 기술로 법원 내부의 종합법률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법부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난해 그가 ‘혁신의 길목에 선 우리의 자세’라는 제목으로 진행한 강연은 유튜브에서 17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법조계의 IT 전도사가 쓴 ‘인생의 밀도’는 4차 산업혁명을 앞둔 변화를 오롯이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아날로그적 단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강 관장은 일상의 속도 앞에서 삶의 방향을 살피기 위해 매일 새벽 ‘새로 고침(리부팅)’하는 과정을 마련할 것, 자신의 사유와 경험한 사건을 정리해 통찰하는 글쓰기 습관을 가질 것, 매일 모든 디지털 기기를 꺼두고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문유석 판사문유석 판사


이런 가운데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의 ‘개인주의자 선언’은 출간된 지 2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장기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법조인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한국사회의 국가주의적·집단주의적 문화를 신랄하게 파헤친 이 책은 교보문고의 2월 둘째 주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 6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예스24의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는 종합 순위 17위에 오르며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문 판사는 이 저서를 통해 “가족주의 문화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수많은 개인들이 ‘내가 너무 별난 걸까’ 하는 생각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거꾸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원인이 된다”며 “개인으로서, 시민으로서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하고 타협하고 연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 판사는 지난 2016년에는 법정소설 ‘미스 함무라비’를 펴내며 다채로운 재능을 뽐내기도 했다. 특히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오는 5월부터 JTBC에서 방송될 예정인 가운데 원작자인 문 판사가 직접 드라마 대본까지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법조계 안팎의 놀라움을 사고 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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