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문화

[SE★초점]연희단 거리패 대표는 왜...후배 홍선주·김지현의 고통을 외면했을까?

“반박→사과로 돌변”

"그 시절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나서 벌어진 실수”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가 19일 JTBC 뉴스 내용에 반박한 것에 이어, 실명을 걸고 반박하자 ‘사과’ 의 태도를 보였다.

19일 JTBC 뉴스에선, 익명의 전 연희단 거리패 단원이 김소희 대표에 대해 “안마를 ‘조력자’처럼 시키고 후배들을 ‘초이스’하고 그런 역할을 했었다. 저에게 ‘과일을 들고 선생님 방으로 가서 안마를 하라’고 했을 때 거부했더니 과일을 들고 있던 쟁반으로 가슴팍을 밀고 치면서 ‘어쩌면 이렇게 이기적이냐. 너 하나 희생하면 다 편해지는데 왜 너만 생각하냐. 빨리 들어가라’고 더 종용했다”고 털어놨다.




/사진=jtbc/사진=jtbc


방송이 나간 뒤 김소희 대표는 지인의 SNS를 통해 “JTBC 뉴스에 나온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도 너무 놀라 손이 떨린다. 방송국 측에 정정신청을 해놓았다. 인터뷰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사실을 밝히는 데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다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오동식 연출가가 성추행 및 성폭력 폭로에 휩싸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대해 내부 고발글을 SNS에 올리면서 폭로를 이어갔다. 19일 JTBC 뉴스에 익명으로 전화 연결을 했던 홍선주씨 또한 실명을 걸고, 김소희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홍선주는 21일 자신의 SNS에 “JTBC ‘뉴스룸’ 손석희 씨와 전화·인터뷰한 사람 접니다”라며 “김소희 선배님, 저 찾으셨다고요? 해명하고 싶으시다고요? 찾으셨으니 하세요. 지현이 외 다른 사람들 JTBC에 연결시켜 준 것도 저다”라고 밝혔다.

이어 “극단을 운영하는 입장이기에 혼자만의 선택을 할 수 없었고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하기에 그 아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이 언젠가 알게 되더라도 이해하리라 믿는다”고 익명으로 인터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전했다.

특히 오동식 씨의 글을 보고 더는 참을 수 없었다고도 했다. 또 홍 씨는 김소희 연희단 대표가 자신에게 안마를 강요했다는 증언을 거짓말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확인해보자고 했다.


19일 JTBC 뉴스에선 김소희 대표가, “그 시절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나서 벌어진 실수였다”며 “당시 홍씨에게 상처를 준 사실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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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대표는 19일 이윤택 연출의 공식 공개 사과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연희단 거리패 단원들이 모두 모여 이번 사안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동안 이 연출의 행동이 성폭력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일이 절대 용납이 안 된다고 생각해 단원들과 논의 끝에 우리(연희단거리패)는 없어져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해체를 결정하기 과정을 설명했다.

현장에선 극단 대표로서, ‘수 많은 후배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걸 조금도 인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김 대표는 “왜 후배들이 저에게 이야기를 하지 못했을까요?”라며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하더니 “아마도 제 탓인 것 같다. 제가 제대로 된 선배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또한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극단이) 관객들에게 좋은 공연을 선보이겠다는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려와서 정작 안의 식구(단원들)들의 상처는 보지 못했다”는 말도 전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사실이 아니었음이 오동식 연출가의 내부 폭로로 알려지게 됐다. 오동식 연출가의 폭로글에 따르면 이윤택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 앞서 극단 사람들과 리허설까지 하고, 사과문을 완성한 후 단원들이 이윤택에게 예상 질문을 물었고, 이윤택은 불쌍한 표정까지 연습했다고 한다.

끝으로 오동식은 “지금도 그들은 내가 극단 안에 있는 내부자라고 생각할 거다. 나는 나의 스승 이윤택을 고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 길만을 찾고 있는 극단대표를, ㅈㅇㄱ을 고발한다. ”고 했다.

공개 사과 자리는 결국 보여주기 식 쇼였고,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반전을 숨긴 한 편의 기가 막힌 ‘연극’이었을까. 그도 아니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했기에 선택한 최후의 방법이었을까.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이다. 저에게 연락을 달라”며 “극단 해체 이후에도 진상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전화 연락 역시 받지 않았다. “그 시절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나서 벌어진 실수”라고 변명하기엔 너무나 비겁한 태도이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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