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패션모델이자 성공한 여성 기업인, 현재는 ‘퍼스트 도터’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실세 역할까지 하고 있는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은 23일 오후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단연 돋보였다. 체크무늬 코트에 아이보리빛 드레스, 굽이 낮은 워커의 차분한 옷차림이었지만 훤칠한 키와 환한 미소가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한국행 항공편으로 전용기나 미국 국적기 대신 대한항공을 택함으로써 방한 첫 행보부터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메시지를 강조했다. 우리 측에서는 차관보급인 이욱헌 외교부 의전장이 현장에서 이방카 보좌관 일행을 영접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도착 직후 “미국 대표단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게 되어서 영광”이라며 “2018년 올림픽에 참가해 미국팀을 응원하고 우리의 강하고 지속적인 공약을 한국인과 재확인하는 것이 매우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강력하고 지속적인 한미동맹을 한국인들과 재확인할 것”이라며 “이곳에서 기쁘고 며칠 간의 멋진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의 미국 대표단장으로 방한했다. 이방카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에는 미 상원 외교위 소속인 제임스 리시 공화당 의원,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빈센트 브룩스 주한 미군사령관,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 쇼나 로복 전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 등도 포함됐다.
이방카 보좌관은 3박 4일 일정 중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상춘재 만찬에도 참석한다. 또 올림픽 경기장을 찾아 미국팀도 직접 응원한다. 워싱턴 출발 직전에도 트위터에 “20년 만에 처음으로 믿어지지 않을 승리를 거둔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축하를 보낸다”는 글을 남겼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북한 측 올림픽 폐막식 대표단과 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외교부공동취재단·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