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갈등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중국 소비 수혜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악화된 실적을 발표한데다 당분간 회복세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동안의 주가 하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바라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주요 중국 관련주 중 특히 화장품 업종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화장품제조(003350)의 주가는 연초 후 13.35%, 아모레G(002790)는 6.73% 떨어진 상태다.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와중에도 실적 방어에 선방했던 LG생활건강(051900)도 6.64%나 하락했다. 관광 업종인 파라다이스(034230)와 호텔신라(008770)도 올 들어 각각 9.86%, 2.7% 떨어졌다. 중국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넷마블게임즈(251270)(연초 후 -16.18%)와 엔씨소프트(036570)(-11.17%), CJ E&M(130960)(-11.77%) 등 게임·콘텐츠 관련주도 마이너스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변동률이 각각 -0.64%, 9.56%라는 점을 감안하면 출혈이 상당했던 셈이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은 지난해 4·4분기 실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모레G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이 7,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감소했다. 물론 예상치도 밑돈 실적이다. 한국화장품제조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29억원으로 전년보다 54%나 줄었다. 호텔신라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4% 줄었다. 이밖에 오리온(271560)은 올 들어 주가가 9% 오르기는 했지만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76%나 감소하면서 어닝 쇼크를 안겼다.
한중 양국의 관계는 여전히 싸늘한 상황이다. 지난달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46% 감소한 31만명으로 집계됐다. 강수민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500만명을 넘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 수도 417만명으로 이미 전년보다 48%나 줄어든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국 관계가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지 곧 1년으로 오는 2·4분기 중으로 중국인 입국자 수가 회복 신호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3·4분기에는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 달 열릴 양회 이후 중국의 변화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그동안의 주가 하락세가 저가 매수 기회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월 양회 이후 중국 관련 소비주의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