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버핏 "올 하나 이상 '코끼리' 잡을 것"

"저금리에 자산거품…성과 못내

지난해 1,160억弗 실탄 축적"

주주에 보낸 연례 서한서 밝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연합뉴스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 ‘코끼리 사냥꾼’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가격 거품으로 마땅한 인수합병(M&A) 후보군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저금리가 자산의 가격 거품을 초래했고 이러한 이유로 지난 2015년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2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연례서한을 보내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해 말 기준 현금과 단기채권 형태로 1,160억달러(약 125조1,000억원)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며 올해 하나 이상의 굵직한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치투자를 설파해온 버핏 회장은 지난해 굵직한 기업 인수를 추진하지 못한 이유로 가격 거품을 꼽았다. 그는 “부채를 저리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며 투자자가 몰려 인수시장이 과열됐다”면서 M&A 시장이 비정상적이었다고 실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익증대를 위해 한 건 이상의 대규모 인수가 필요하다. 합리적 가격에 거래하는 것이 과제”라며 “넘치는 자금을 보다 생산적인 자산에 재배치했을 때 우리는 더 밝게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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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버핏의 메시지가 예년보다 상당히 짧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1만4,000자에 달했던 글자 수는 올해 8,000자로 급격히 줄었다. 또 애플·웰스파고 등 주식 보유 성과에 대한 설명이나 아마존·JP모건과 추진하는 헬스케어 사업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는 지난해 영국 식료품사 유니레버, 미국 최대 전기회사인 온코 인수에 실패한 데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M&A에 실패한 버핏은 올해 연례편지를 쓰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서한은 지난 20년의 기간 중 가장 짧고 눈에 띄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난해 4·4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63억달러) 대비 5배 늘어난 326억달러에 달했다. 다만 감세 혜택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33억달러에 그쳐 같은 기간 2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449억달러로 전년(240억7,0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으며 이 중 감세에 따른 증가분은 290억달러(약 3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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