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은 26일 이재호 전 KDB산업은행 자금시장본부장을 일자리창출본부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본부장은 투자지원본부장으로 내정돼 지난해 12월26일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됐다. 그러나 노조 측은 전문성 결여와 이사회 3시간 전 통보 등 절차적인 부당함을 이유로 반발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예탁결제원 경영진 중 대부분이 낙하산 인사라는 점을 들어 이 본부장을 강하게 반대했다. 예탁결제원 노조에 따르면 예탁원의 총 경영진 중 낙하산 비중은 67% 수준으로 한국거래소·코스콤·한국증권금융 등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 기관장과 부기관장 모두 외부에서 선임된 인사일 뿐 아니라 상무급 임원 4명 중 절반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노조는 투자지원본부가 예탁원 업무 중 핵심인 예탁결제와 관련된 부서인 만큼 내부 출신의 임원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낙하산’ 논란과 노조의 반발에 한발 물러나 새로 본부를 만들어 인사를 단행했다. 일자리창출본부는 올해 본부급으로 승격했다고 예탁원 측은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정부의 ‘코드 맞추기’ 인사로 산업은행 출신 임원을 품기 위해 본부까지 신설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산은 출신 임원이 처음일 뿐 아니라 금융업무를 전담하던 이 상무와 일자리 창출 업무 간에는 상관관계도 낮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예탁원 측은 “이 상무를 영입할 당시 원래부터 어떤 부서에 가기로 한 것은 없었다”며 “일자리 창출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 온 임원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