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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명성황후’ 김소현, “시대를 앞서간 여자, 아픈 역사를 함께 느껴주셨으면”

“논란이 많은 인물이지만 최대한 여성으로, 인간으로, 엄마로서 명성황후를 표현할 것”

올 해 23주년을 맞이하는 뮤지컬 ‘명성황후’가 20대 명성황후 김소현과 함께 돌아왔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조선 제 26대 왕 고종의 왕비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였던 명성황후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대형 창작 뮤지컬로, 19세기 말 격변의 시대에 허약한 국권을 지키기 위해 일본에 정면으로 맞서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명성황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주년 기념 공연에서 품격과 위엄을 갖춘 ‘명성황후’를 오롯이 표현하며 제 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김소현은 뮤지컬 ‘팬텀’,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등에 출연한 실력파 배우.

배우 김소현/사진=조은정 기자배우 김소현/사진=조은정 기자


김소현이 2015년 첫 도전한 ‘명성황후’가 카리스마 넘쳤다면, 두 번째 도전하는 ‘명성황후’는 내면으로 한 발짝 더 들어가 보다 입체적인 인물이 될 전망. 작품을 대하는 태도 역시 진지했다. 어린이 만화책부터 조선 시대 여인들의 일기 모음집까지 명성황후라는 글자만 들어가도 찾아 볼 정도로 의욕을 불태웠다.

“20주년 기념 공연에선 제 모든 걸 완전히 쏟아내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번 ‘명성황후’는 왜 카리스마 있는 여성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많이 생각하면서 내용도 찾아보고 예전에 읽었던 책도 다시 봤어요. 3년이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경험도 많이 쌓였고요. 윤호진 대표님이 매 장면 깊어진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그 부분에 저도 공감하고 작품을 깊이 있게 대하고 있어요.”

명성황후의 비극적인 죽음은 이미 드라마와 뮤지컬, 연극 등으로 재탄생하게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명성황후를 둘러싼 역사적인 왜곡 논란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외세에 의존하고 국고를 탕진하고 부정부패가 심한 인물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소현은 “논란이 있는 인물이란 점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조금이라도 그녀의 목소리를 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조심스러워요. 개인적으로 조사를 하면서 연기하는 입장에서 봤을 땐 명성황후에 대해 너무 안 좋은 쪽으로만 알려지지 않았나 싶다. 당시 외국 공사나 선교사들이 쓴 개인 일기를 보면 우리가 아는 것과 다르게 쓰여 있는 부분도 많았어요. 일기나 비밀문서를 찾아보면 굉장히 똑똑했고 시대를 앞서가면서 넓게 보는 사람이었고 친절한 여자였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요. 그런 건 특별히 꾸미지 않은 개인적인 얘기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집중하게 돼요. ”


명성황후를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는 좋은 걸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렇기에 그는 “저는 현재 세계에서 명성황후를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다. 논란이 많은 인물이지만 최대한 여성으로, 인간으로, 엄마로서 명성황후를 표현할 생각이다”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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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가 왜 고종 앞에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을까요? 그저 사치만 일삼는 여자였다면 일본인들이 굳이 죽이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또 정말 사치스럽고 무식하고 남편을 잡고 휘두른 여자였으면 나랏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거라 봐요. 시대를 멀리 보고 앞서갔기 때문에 일본이 위험한 나라라는 걸 직감하고 러시아의 도움을 청하지 않았나 해요.”

이번 공연엔 남편인 배우 손준호도 함께한다. 과거 뮤지컬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김소현은 “같은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한 무대에서 만난 건 지난해 ‘팬텀’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엔 명성황후와 고종이란 부부 역으로 만나게 됐다. 윤호진 에이콤 인터내셔날 대표의 적극적인 추천의 힘이 컸다.

”웬만하면 뮤지컬에선 같이 하는 걸 자제하려고 했는데 윤 대표님이 강력하게 권하셨어요. 손준호 씨는 3년 전 ‘명성황후’ 20주년 때부터 제안을 받았어요. 그땐 우리가 서로 힘들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무조건 하라는 제작사 대표님의 이야기에 함께 하게 됐어요.“

배우 김소현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김소현 /사진=조은정 기자


실존했던 부부를 현재의 부부가 연기한다는 사실은 몰입도와 책임감을 높였다. 시너지 역시 발휘됐다. “두 사람의 밸런스가 중요한 역할인데 함께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작품의 균형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 대해 대화도 많이 하고 같이 연습하면서 얻는 시너지도 커요. 뮤지컬을 보지 않았던 분들도 저희가 함께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죠. 이제서야 왜 우리 둘을 같이 한 작품에 시키고 싶어했는지 알 것 같아요. “

김소현은 명성황후란 캐릭터와 작품의 힘을 매번 느끼고 있다고 했다.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명성황후’를 한명이라도 더 느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에 빠져들 정도. 자신의 진심이 공연 속에 온전히 녹아들어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 역시 컸다.

“실존했던 사람의 이야기이다 보니 더 와 닿더라. 매번 울컥해서 차오르는 감정을 누르는 게 더 힘들다, 그 사람의 마음을 잘 표현해주고 싶었다. 우리나라 사람으로 불과 얼마 전에 살았던 실제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더 와 닿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뒤엔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이었을지가 더욱 잘 느껴진다. 가슴으로 느껴지는 이 감정을 잘 전달하고 싶다.

‘명성황후’는 오는 3월 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배우 김소현-최현주-손준호-박완-오종혁-최우혁 등이 출연한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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