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이젠 생산성이다] 시차출근·재택근무로 '인력절벽' 극복한 일본

세븐일레븐 등 유연근무제 잇달아

출퇴근 교통혼잡 줄여 생산성 도움

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으로 근로시간 단축이 불가피해진 일본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차출근제’와 재택근무제 등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해 11월 4차 내각 출범과 동시에 ‘일하는 방식 개혁’을 통한 생산성 혁명을 새 성장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 방침과 발맞춰 과도한 노동시간으로 악명이 높았던 일본 기업들도 근로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게 근무환경을 조정하며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재 확보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점차 다양해지는 근로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편의점 업계 1위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는 이달부터 그룹사 전체 사원의 30%에 육박하는 1만명을 대상으로 시차출근제를 적용한다. 하루 근무시간은 7시간45분으로 종전과 같이 유지하되 사원들의 출근시각을 오전8시·9시·10시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지난해 시차출근제를 시범운영한 결과 시간외근무가 20~30%가량 줄어드는 효과를 보자 제도를 본격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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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기업뿐 아니라 도쿄 도시마구도 지난해 10월 시차출근제를 도입하는 등 공공기관으로도 시차출근제가 확산되고 있다. 도시마구 관계자는 “아침이나 저녁에 열리던 불필요한 회의가 줄면서 생산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도쿄에서만 총 1,000여개의 기업이 시차출근제를 채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차출근제가 확산되면 출퇴근 시 교통혼잡을 줄여 사회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인들의 평일 평균 통근시간은 1시간17분으로 유럽 주요국에 비해 50%가량 더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택근무나 자택 근처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히타치제작소는 직원들이 자택에서 가까운 사무실로 출근할 수 있도록 도쿄와 가나가와현에 총 8곳의 사무공간을 마련했다. 지난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35%가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회사 이외의 장소에서 근무하는 원격근무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서 떨어진 부도심 등에 위성 사무실을 설치한 기업도 13%로 조사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구인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재 활용을 중시하는 이런 경영기법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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