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관세폭탄發 무역전쟁...불안에 떠는 신흥시장

신흥시장 주가 1월 최고치 대비 7.1% 빠져

원화·페소화·루블화 신흥국 통화가치도 '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방침으로 무역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흥시장이 불안에 떨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이번주 공식 서명할 계획이다. 이러한 관세 폭탄 방침에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등 이해 관계국들이 보복조치를 예고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신흥시장의 경우 철강·알루미늄과 같은 원자재와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원자재시장 변화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달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수익률이 크게 상승하자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가 줄면서 신흥국들의 자산시장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달 신흥시장 펀드로부터 45억달러를 빼냈고, 지난 1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던 신흥시장 주가는 7.1% 빠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도 올해 들어 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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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부과할 경우 불확실성이 가중돼 신흥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앨런 로빈슨 RBC 자산운용 자문역은 “신흥시장 최고의 시간은 끝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무역의 불확실성이 현재 상황을 돕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라고 설명했다.

무역전쟁 우려는 신흥국의 외환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 러시아, 멕시코,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수출 의존도가 높고 글로벌 경기 호황에 수혜를 많이 받는 나라의 외환시장이 무역전쟁에 취약한 편이다. 미국의 철강 관세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멕시코 페소화의 가치는 지난주 1.4%나 급락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와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도 각각 3.1%, 1.1% 내렸다. 지난해 13% 넘게 급등한 바 있는 원화 가치도 올해 들어 1.2% 떨어지며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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