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75인치 이상 초대형 사이즈 모델을 대거 출시하며 올해를 ‘초대형 프리미엄 전략’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난 12년간 글로벌 TV 시장 1위를 굳건히 지켜온 삼성전자가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워 맹추격하는 LG전자·소니 등 경쟁사들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전 세계 취재진과 거래업체 관계자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더 퍼스트 룩 2018 뉴욕’ 행사를 개최하고 2018년형 QLED TV 신제품 4개 시리즈·16개 모델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가 필요하고 원하는 것을 주위 환경의 제약 없이 언제든 보여준다는 뜻에서 이번 TV 신제품부터 ‘인텔리전트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 사장은 “이번 신제품부터 TV가 아닌 ‘인텔리전트 디스플레이’로 부르겠다”면서 “그동안은 TV 자체만 바뀌었는데 이제는 소비자의 불편을 해결하고 필요를 충족하는 차원에서 제품을 개발했다”고 밝혀 TV 시장의 일대 변혁을 예고했다. 특히 주력 상품으로 커가는 65인치 대형 모델을 2,000달러 중반(한화 300만원 미만)에 책정, 가격 경쟁력도 한층 높였다.
공개된 신제품은 삼성의 AI 기반 음성인식 서비스인 ‘빅스비’가 적용돼 TV는 물론 가정 내 냉장고·청소기 등 다른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집안의 기존 가전기기 연결이나 홈 와이파이 정보 등은 삼성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통합 앱인 ‘스마트싱스 앱’을 이용해 TV 설치 초기 시점에 연동을 마칠 수 있다. 사용자의 시청 이력이 쌓이면 TV에 탑재된 ‘유니버셜 가이드’가 각 사용자의 기호에 맞는 라이브 방송이나 유튜브 등의 콘텐츠 등을 찾아 추천해준다.
특히 인텔리전트 디스플레이의 대표 기능으로 추가된 ‘앰비언트 모드(Ambient Mode)’는 TV를 시청하지 않는 시간대에도 날씨·뉴스 등 생활 정보에서 그림·사진·음악 콘텐츠를 제공해준다. 소비자의 평균 TV 사용 시간이 하루 중 20% 미만임을 고려해 활용 범위를 대폭 늘린 것으로 추종석 삼성전자 전략마케팅팀장(전무)은 “집안 중심에 자리한 TV가 사용자 취향에 따라 감각적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리전트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신형 모델들은 오는 18일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다음달까지 한국·유럽 등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2018년형 QLED TV의 가장 큰 특징은 75인치 이상 초대형 라인업이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다. 이는 40인치 이하 중소형 라인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초대형 프리미엄 중심으로 TV 사업을 재편한다는 의지가 올해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의 수요가 매년 30~40% 증가해 올해 규모가 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이번 신제품에 75인치를 비롯해 82인치·88인치도 포함시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년 QLED TV 라인업을 보면 1개 시리즈 정도에만 초대형 사이즈가 들어갔는데 올해는 4개 시리즈(Q6F·Q7F·Q8F·Q9F) 전 라인업에 초대형 사이즈가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가격 측면도 LG전자 등 OLED 진영을 겨냥했다. 55인치는 2,000달러 미만, 수요가 커지는 65인치 제품은 2,000달러 중반대로 미 시장에서 가격을 책정했다. 초대형인 75인치 또한 초기 가격이 4,000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대형 및 초대형 TV 시장에서 LG전자와 소니를 기능에 이어 가격까지 확실하게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실시간 뉴스 서비스를 위해 미국에선 뉴욕타임스(NYT)와 제휴를 맺었으며 나라마다 언론사들과 협력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마크 톰슨 NYT 최고경영자(CEO)는 “TV 스크린을 통해 언제든 편하게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앰비언트 모드는 뉴스전달의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한재영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