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투자가·기관투자가 등 큰손들은 SK하이닉스(000660)와 LG전자를 고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업종의 이익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변동성 장세가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8일까지 외국인은 2조3,051억원, 기관은 7,807억원을 팔아치웠다. 3조555억원을 사들인 개인투자자들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이다. 이처럼 매도세가 계속된 와중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은 종목은 SK하이닉스·LG전자다. 외국인·기관의 SK하이닉스 순매수 금액은 각각 1조953억원, 2,576억원, LG전자는 887억원, 9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믿음이 여전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D램, 서버 D램 가격은 오는 3·4분기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최근 3개월 동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IT 지수는 5.1% 하락했지만 IT 산업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큰 변화가 없다”며 “전 세계가 새로운 인프라인 IT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한국 IT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기·전자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그동안 외국인·기관의 순매수 행렬이 이어졌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이 7일 하루 동안에만 2,905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반전의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당 200만원이 넘는 대장주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와 오는 5월로 예정된 액면분할에 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코스피 ETF도 큰손들의 선택을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간 외국인투자가들이 2,143억원어치, 기관투자가들이 392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또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200(069500)은 같은 기간 기관투자가들이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2,358억원)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은 배당수익까지 재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KODEX 200TR(278530) ETF를 2,181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한편 삼성전자 외에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이 공통으로 팔아치운 종목으로는 셀트리온(068270)·삼성SDI(006400)·삼성전기(009150) 등이 꼽혔다. 삼성SDI·삼성전기는 실적과 수율 부진에 대한 우려로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지만 중장기적인 업황 상승세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