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성공하려면 단기간의 ‘작은 성과’를 꾸준히 이뤄내야 합니다. 유아 양치교육 앱에 이어 스마트 전동칫솔을 잇따라 내놓은 것도 고객과의 약속과 더불어 회사조직의 사기를 올리기 위함이지요.”
양치교육 서비스 앱 ‘브러쉬몬스터’를 만든 키튼플래닛의 최종호(36·사진) 대표는 또 하나의 ‘작은 목표’인 유아용 전동칫솔 온라인 판매를 지난 2월 말 개시했다. 최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은 성과는 직원들의 노력에 대한 피드백이며 지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용자와 약속한 서비스를 제때 제공하고 일정을 지키는 일은 스타트업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키튼플래닛은 지난해 4월 창업한 그야말로 새내기 스타트업이다. 짧은 업역에 비해 성과는 화려하다. 창업 후 6개월 만에 내놓은 증강현실(AR) 기반의 브러쉬몬스터는 출시 후 얼마 안 돼 플레이스토어에서 200여개에 달하는 양치 앱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유치원생이나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앱이 일러주는 대로 재미있는 양치 습관을 기르도록 한 게 인기 비결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ICT 스마트 디바이스 전국 공모전에서 기업 부문 대상도 받았다. 최 대표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익숙한 반면 구강 내 공간지각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했다”며 “사용자 테스트에서 양치교육에 재미를 느낀 아이들이 한 달 이상 따라 하는 것을 보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사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앱을 먼저 출시하는 것은 모험이다. 무료 앱만 다운받고 제품을 사지 않으면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앱 성공 이후 전동칫솔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11~12월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펀드 참여자들에게만 500여개 시제품을 판매했다. 매출은 2,000만여원에 불과했지만 직원들은 제품 양산의 ‘맛’을 봤다. 최 대표는 “한 달여 동안 전 직원이 제품포장에 매달려 밤샘 작업을 했다”며 “작은 목표를 또 한 번 달성하면서 투자자들도 확신을 갖고 파트너들과의 기획도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온라인에서 본격 판매하는 스마트 전동칫솔에는 모션센서가 있다. 스마트폰에 비친 아이 얼굴 위에 가상 칫솔 가이드가 나타나고 잘 따라 하는지 센서가 감지해 아이 엄마에게 ‘양치 보고서’를 전달하고 데이터도 축적한다. 최 대표는 “양치습관의 정량화되지 않는 데이터를 모으는 첫 스타트업인 셈”이라며 “스스로 하드웨어 벤처로 국한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AIST 응용수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뇌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소위 엄친아다.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사내 벤처 프로그램에서 스마트칫솔 아이디어를 키워 퇴사 후 키튼플래닛을 창업했다. 가족의 반대와 미래 진로에 고민도 많았지만 정보기술(IT) 기반의 유아교육업체를 키우겠다는 꿈이 그를 창업으로 이끌었다.
최 대표는 스마트칫솔 출시 이후의 또 다른 단기 목표를 잡았다. 여름 전까지 미국에서 펀딩을 받고 그 이후 연말까지 미국 등 해외에 브러쉬몬스터 앱과 칫솔을 판매할 계획이다. 회사매출도 올해 40억원으로 올려잡았다. 그는 “AR 기술을 유아교육 서비스에 적용한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