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유한공고 입학이 인생 터닝포인트..유일한 박사 철학 이어갈 것"

[CEO&STORY]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26일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시흥=이호재기자.




●‘사람 중심 경영’ 배경은




이원해 회장의 ‘사람 중심 경영철학’을 이해하려면 유한양행을 설립한 고(故) 유일한 박사를 떼놓고 말할 수 없다. 유 박사가 설립한 유한공고를 졸업한 이 회장은 사석에서 스스로를 ‘유일한 박사의 후예’라고 부른다. 가난했던 청소년기를 극복하고 오늘날 강소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던 배경에는 유 박사의 경영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청주에서 9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부친의 사업 실패로 초등학교 때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 부모님과 가족이 모두 돈을 벌기 위해 상경하고 홀로 청주에 남은 이 회장은 어렵게 중학생 시절을 이어갔다. 당시 유명한 교육출판사인 진학사가 펴낸 중고교생 대상 진학지인 ‘합격생’과 ‘진학’을 팔며 학비를 충당했다. 한때는 교내에서 진학지를 팔다가 적발돼 정학을 맞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금 생각해봐도 까까머리 중학생이 선배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상대로 진학지를 팔러 다닐 정도로 당돌했던 아이였던 것 같다”면서 “집안은 어려웠지만 오히려 그때부터 사업의 재미에 눈을 뜬 것 같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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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 즈음 이 회장은 학업 연장을 놓고 고민했다. 그때 당시 판매하던 합격생 광고에서 유한공고가 학비 전액 무료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진학 서적을 팔며 사업에 관심을 가졌지만 어린 시절부터 가슴 한구석에 남아 있던 지적 호기심을 떨쳐내기 어려웠다. 그는 유한공고에 입학했고 본격적으로 엔지니어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는 3년간 고교 학비를 지원받는 대신 졸업 후 5년간 육군항공대에서 하사관으로 군복무하는 장학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이곳에서 항공기정비 주특기를 받은 그는 정비에 눈을 떴다. 이 회장은 “당시 미군은 베트남전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우리 군이 당시 미군이 사용하던 헬리콥터를 인수한 후 고쳐서 쓰는 부대를 만들었다”면서 “그곳에서 항공기 컨트롤 시스템과 전자제어·유압 등 신기술을 배우며 엔지니어링 분야에 눈을 뜨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제대 후 무역회사에 입사해 중장비 부품의 수입 업무를 담당했다. 이 회장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중장비 부품을 국산화하면 사업이 되겠다고 생각했고 지난 1989년 대모엔지니어링을 창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집안이 워낙 가난해 학업과 생업의 갈림길에 서 있던 시절에 유한공고에 입학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고 이후 육군항공대에 복무하면서 오늘날 사업 기반이 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면서 “유한공고 입학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셈”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유일한 박사는 평생을 투명하고 정직하게 기업을 경영했고 사회 환원에 앞장섰던 분”이라면서 “회사를 창업하고 경영하면서 어린 시절 받았던 혜택을 더 많은 학생들에게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유한공고 총동문회장과 유한동문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14년에는 동문들과 힘을 합쳐 ‘유일한의 후예들’이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매년 10여명의 동문 후배들을 선발해 해외연수를 보내는 장학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이호재기자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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