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젊어지는 제약자 수장들…40대 CEO로 세대교체

사업구조 신약 개발 전환 계기

대웅제약 등 '젊은 피' 속속 수혈

전승호 대웅제약 본부장전승호 대웅제약 본부장


올 들어 제약사 수장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젊은 피’가 속속 수혈되고 있다. 오너 일가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40대 최고경영자(CEO)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보수적이기로 손꼽히는 제약업계의 분위기를 혁신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종욱 대표이사 부회장의 후임으로 윤재춘(59) 대웅 사장과 전승호(43)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이 2006년부터 대웅제약의 대표이사 자리를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12년 만에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셈이다.

특히 40대 초반의 전 본부장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세대교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웅은 2~3년 전부터 30~40대 젊은 피를 팀장·본부장급으로 대거 선임하며 주목받았고 이번엔 조직 수장에도 40대를 인선했다. 대웅그룹은 전 본부장의 후임 격인 지주사 대웅의 등기이사로 40대 초반인 이창재(41) 대웅제약 마케팅본부장을 선임하는 등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상준 현대약품 사장이상준 현대약품 사장


중견제약사인 삼천당제약도 오는 19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전교(64) 사장의 후임으로 40대 중반인 전인석(46) 전략기획실장(부사장)을 내정했다. 전 부사장은 창업자인 고(故) 윤덕선 명예회장의 차남 윤대인 회장의 사위다. 지난달 현대약품도 이상준 신규사업 및 연구개발 부문 총괄사장(42)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창업주 고(故) 이규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한구 회장의 장남이다. 이 사장은 전문경영인인 김영학 사장과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30~40대 젊은 임원·CEO의 등장은 지난 수년 간 제약업계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가 됐다. 지난해만 해도 GC(녹십자홀딩스)가 40대인 허용준(44) 대표이사를 선임했고, 제일약품도 지난해 5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신설된 지주사 제일파마홀딩스의 초대 대표이사로 40대 초반인 한상철(42) 제일약품 부사장을 선임했다. 삼일제약은 2013년 당시 32세였던 허승범 상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했고, 국제약품의 남태훈(38) 사장 역시 2015년부터 안재만(58) 사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국제약품은 오는 16일 주총을 열고 남태훈·안재만 대표를 재선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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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복제약 위주의 사업구조를 혁신 신약 개발로 바꾸면서 보다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을 위해 젊은 피를 중용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남태훈 국제약품 대표


다만 젊은 CEO의 대다수가 창업주의 2·3세 혹은 친인척에 해당하는 ‘오너가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경영승계 성격이 짙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용준 부사장은 고(故) 허영섭 회장의 삼남이자 허은철(46) GC녹십자 대표의 동생이다. 한상철 대표 역시 제일약품 창업주인 고(故) 한원석 회장의 손자이자 한승수 회장의 장남이며 허승범 대표와 남태훈 대표 역시 창업주의 손자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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