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헵번룩 만든 '패션계 아이콘' 지방시, 이젠 천상의 무대로

위베르 드 지방시/AP연합뉴스위베르 드 지방시/AP연합뉴스




오드리 헵번을 가장 우아하게 만든 패션 브랜드 ‘지방시’를 창립한 프랑스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사진)가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AFP통신 등은 12일(현지시간) 지방시가 9일 자택에서 잠을 자던 중 영면했다고 보도했다. 지방시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반세기 이상 파리의 우아함을 상징하는 신사였던 설립자 지방시의 죽음을 알리게 돼 슬프다”며 “그의 항구적 영향력과 스타일에 대한 접근은 오늘날까지 유효하다. 그가 몹시 그리울 것”이라는 애도의 글을 게재했다.


1927년 프랑스 보베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지방시는 파리의 순수미술학교에 다니며 패션디자이너의 길에 발을 내디뎠다. 지난 1951년 자신의 패션하우스를 오픈한 뒤 이듬해 프랑스 일류 모델이던 베티나 그라지아니를 기용해 첫 번째 컬렉션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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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지방시는 2차 세계대전 후인 1950~1960년대 여성스러우면서도 간결한 디자인으로 이름을 날리며 반세기 동안 패션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방시는 헵번은 물론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할리우드 배우 출신의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 등이 즐겨 찾는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오드리 헵번오드리 헵번


특히 헵번과의 인연은 그가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1954년 영화 ‘사브리나’에서 헵번이 처음으로 입은 지방시의 ‘리틀 블랙 드레스(몸에 딱 맞는 검정 드레스)’는 영화의 성공과 함께 지방시를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후 1961년작 ‘티파니의 아침을’에서도 헵번이 지방시 드레스를 입고 나오면서 또 한 번 상승세를 탔다. 당시 헵번이 착용한 지방시 드레스는 2006년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1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헵번과 40년간 인연을 이어가면서 지방시는 간결하고 절제됐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은 디자인으로 사랑받았다. 헵번은 “지방시의 옷은 내가 유일하게 나일 수 있는 옷”이라며 “그는 디자이너 그 이상으로, 성격의 창조자”라고 극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방시가 파리의 우아함을 상징하는 브랜드의 창립자답게 항상 우아함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2010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그는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가능하다면 우아함을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 그것은 당신의 일부”라고 말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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