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규제에...투자 128억弗 들어올때 437억弗 해외로

작년 해외직접투자 400억弗 넘어

외국인투자는 5년간 20억弗 증가

규제·제도등 발목에 성장세 더뎌

한국, 투자처로서 매력도 상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투자는 고공 행진을 하는데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는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 한국의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들어 본격화된 최저임금과 법인세 인상, 친노조 정책이 미국의 통상 압박 등과 맞물려 투자 불균형 현상이 더 심해지리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해외직접투자가 송금액 기준 전년보다 11.8% 늘어난 43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외직접투자액이 4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외투자펀드에 대한 인기가 크게 늘었고 외국의 선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M&A)도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과 보험업은 해외펀드 인기에 힘입어 1년 전보다 47.5%나 늘었다. M&A형 투자 역시 2016년 153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05억3,000만달러로 33.6% 커졌다.



해외투자의 가파른 성장세는 지난해만의 일은 아니다. 해외직접투자 송금액은 2012년 293억3,000억달러, 2013년 307억8,000억달러, 2014년 284억9,000억달러, 2015년 302억9,000억달러 2016년 391억달러 등 연평균 9.8%씩 늘어났다. 2012년에서 지난해까지 5년 사이 투자액이 100억달러 넘게 증가했다.


반면 외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투자, 외국인직접투자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외국인직접투자는 송금액 기준 2012년 107억2,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28억2,000만달러로 5년 새 약 20억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연평균 증가율은 3.9% 수준이다. 절대 금액도 해외직접투자보다 훨씬 적다. 작년 해외직접투자와 외국인직접투자의 차이는 308억8,000만달러였다. 이 액수만큼 순유출을 기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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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전국 곳곳에 외국인투자지역을 만들어 5년간 법인세를 100% 깎아주는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는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 한국의 시장성이나 규제·제도·인건비 등 기업 환경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외국인투자지역 제도는 유럽연합(EU)의 문제 제기로 대폭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에서 기업하기 힘들게 하는 요인들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국정 철학을 앞세워 올해 최저임금을 16.4% 올리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역대 최고였고 법인세의 경우 해외 각국이 인하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 역행한 것이었다. 근로자 해고를 어렵게 하고 성과연봉제 정책을 폐기하는 등 노동 경직성은 더 심해졌다.

기업의 창의적인 도전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도 여전하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 도입, 사전 규제에서 사후 규제로의 개선 등을 통해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의료·교육·빅데이터 등 굵직한 규제는 손을 못 대고 있다. 최근 한국GM이 한국에서의 투자와 고용을 대폭 줄이겠다고 나선 것도 근본적으로는 고용 경직성 등 경영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외에서 덮쳐 온 리스크도 투자 유치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생산 제품에 고율 관세 폭탄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에선 법인세율 대폭 인하 등 투자 유치 정책을 강력하게 펴고 있어서 국내 투자가 미국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예고된 미국과 한국간 금리 역전까지 현실이 되면 자본 유출 압박은 더 높아지게 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발 리스크도 큰 상황에서 한국은 노동 친화적인 정책을 동시다발적으로 펴고 있어서 투자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친노동 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기득권 세력이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민준·빈난새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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