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기 지속 영향에 주가 상승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여 눈길을 끈다. 올해 사상 최고 규모의 배당을 예고하는 주주친화정책에 더해 수익률에 민감한 외국인투자가들이 삼성전자 우선주를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우(005935)는 14일 기준 올해 2.58%의 주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1.56%에 그친 보통주 삼성전자보다 약 1%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지난 2월 초 미국발 국채 금리 급등 쇼크에 국내 증시가 조정 장세를 보인 후 삼성전자우는 삼성전자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삼성전자우의 수익률 배경에는 외국인 수급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14일까지 삼성전자를 1조9,150억원이나 팔아치웠다. 순매도 최상위 종목이다. 반면 삼성전자우는 올해 들어 1,046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종목인데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차별적인 투자 전략을 보인 것이다. 경영권 참여보다 수익률에 민감한 외국인들이 올해 사상 최고 규모 배당정책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정책을 고려해 전략을 달리 가져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결과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 비중도 보통주의 경우 지난해 말(52.74%)보다 올해(52.38%, 14일 기준) 감소했지만 우선주는 82.33%에서 83.31%로 늘었다.
삼성전자 외에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우선주가 보통주 수익률을 압도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 14일 기준으로 대한항공(003490)(-1.48%)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우(003495)는 4.15%나 상승했다. 롯데칠성(005300)·SK이노베이션(096770)·쌍용양회(003410)·삼성화재(000810)도 우선주가 보통주 수익률을 넘어섰다. 해당 종목들은 지난해 준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을 늘리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대표적으로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2011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연말로 갈수록 배당주의 수익률이 보통주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에는 주총을 앞두고 있어 의결권 가치 때문에 보통주가 부각되지만 연말로 갈수록 배당 매력에 보통주-우선주 주가 차이가 줄어든다”며 “올해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배당금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 우선주 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