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의 핵심인 연기금 투자가 3월 들어 본격화되면서 수혜주 찾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6월 지수 정기변경에서 코스닥150에 편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에 대한 한발 앞선 투자와 26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최초로 출시되는 KRX300 종목에 대한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분간 시장 수급이 불확실할 수 있기 때문에 연기금 투자만큼 믿을 만한 주가 상승 요인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1,2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3월 매 거래일 하루도 빠짐없이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였다. 1월(583억원), 2월(352억원)과 비교했을 때 순매수 규모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3월 첫째주(119억원)에 비해서 둘째주(423억원)가, 둘째주에 비해서 셋째주(613억원)가 순매수 금액이 커지면서 코스닥 시장에 대한 연기금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6일 KRX300 ETF 상품이 상장되는 등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연기금도 발맞춰 시장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기금 순매수 확대 국면에서 시장 전문가들은 6월 ‘코스닥150’ 지수 정기 변경에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들에 대한 선행 투자를 추천한다. 현재 코스닥150에 들어가 있는 종목들은 이미 기대감에 주가가 많이 올랐고 연기금이 그동안 보유한 물량도 많아 추가 상승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자금이 연초 2조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5조원까지 늘어나는 등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스튜디오드래곤(253450)·나노스(151910)·JYP엔터테인먼트 등 6월 정기변경에서 코스닥150에 편입되는 종목들의 수급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상장한 카페24도 시가총액 순위 50위 이내를 유지하면 6월 특례편입이 가능하다. 카페24는 21일 기준 41위를 기록하고 있다.
KRX300에는 편입됐지만 코스피200·코스닥150에는 포함되지 않아 지수 수급 효과를 보지 못했던 종목들도 연기금 장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 KRX300 ETF를 시작으로 향후 레버리지, 선물·옵션 등 다양한 관련 지수 상품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 헬스케어 업종 중 관련 종목들이 많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KRX300 코스닥 편입 종목 중 코스피200·코스닥150에 포함되지 않았던 대웅(003090)·덴티움(145720)·제일약품(271980)·삼진제약(005500)이 이번 지수 출시를 통해 인덱스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최근 조선업종 펀더멘털 개선과 주가 상승 흐름에 따라 대우조선해양(042660)이 6월 코스피200 편입과 함께 KRX300에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준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한 것도 향후 연기금 장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금리 인상 부담감에 글로벌 시장에서 유동성을 회수해 국내 증시 수급의 한 축이 무너지면 이를 대체할 ‘큰손’이 연기금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FOMC를 앞두고 21일 외국인은 국내 증시 코스피에서 683억원, 코스닥에서 532억원을 순매도하며 유동성 회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한편 이날 거래소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RX300’과 KB자산운용의 ‘KBSTAR KRX300’,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300’,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KRX300’, 하이자산운용의 ‘FOCUS KRX300’,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SMART KRX300’ 6종의 ETF가 26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펀드는 거래소가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기업으로 구성해 지난달 첫선을 보인 ‘KRX300’의 수익률을 추적하는 첫 ETF 상품이다. 신탁원본액은 최소 200억원에서 최대 2,000억원까지 총 6,216억원 규모이며 총보수는 0.05∼0.15%다. 해당 ETF가 견조한 수익을 낸다면 코스피 중심으로 패시브 투자를 이어온 연기금과 기관 등 ‘큰손’의 투자가 KRX300으로 유입, 결과적으로 코스닥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이경운·조양준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