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법은 수비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스웨덴과의 첫 경기(6월18일)를 80여일 앞두고 신태용호가 ‘가상 스웨덴’을 만난다.
신태용 감독의 축구 대표팀은 24일 오후11시(이하 한국시각)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윈저파크에서 북아일랜드와 평가전을 치른다. 북아일랜드는 월드컵 탈락팀이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한국은 59위)로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23일 대표팀 훈련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신 감독은 “월드컵에서 우리보다 못하는 팀은 하나도 없고 다 강팀”이라고 했다. F조 최약체라는 외신기자의 얘기에는 “최약체 평가는 당연하지만 공은 둥글다. 어느 팀과도 잘 경기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겠다”고 했다.
객관적 전력 열세를 희석할 수 있는 것은 수비다. 실점하지 않는 게 첫 번째 과제. 골잡이 손흥민(토트넘)도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비를 도와야 한다. 끈끈한 수비를 유지하며 때로 예리한 역습을 통해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넘보는 게 현실적인 눈높이다. 이를 잘 아는 신 감독은 여러 차례 수비 조합을 실험하다 돌고 돌아 ‘전북 포백’ 카드를 꺼냈다. 유럽파를 총망라한 올해 첫 ‘완전체’ 소집에 수비 8명 중 5명(홍정호·김민재·김진수·최철순·이용)을 K리그 최강 전북 소속으로 뽑았다. ‘비전북’은 장현수(FC도쿄)와 윤영선·김민우(이상 상주)뿐이다. 오는 28일 폴란드전까지 이번 유럽 2연전에 전북 포백을 적극 시험하겠다는 뜻이다. 공수의 단단한 연결고리인 기성용(스완지)과의 호흡도 관전 포인트. 월드컵 본선이 본격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만큼 합격점을 받으면 러시아까지 쭉 갈 가능성도 있다. 왼쪽 풀백 김진수에 중앙의 김민재·홍정호, 오른쪽에 최철순이나 이용 조합이 그것이다.
유럽파가 함께했던 마지막 경기인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전에는 김민우·김영권·장현수·최철순이 수비 라인의 호흡을 맞췄다. 대표팀 마지막 경기인 2월 라트비아전에서는 고요한·김민재·김진수·정승현이 수비를 담당했다. 김영권은 이번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A매치 50경기 경험이 강점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이면서 중앙 수비도 가능한 장현수 역시 A매치 47경기 경험을 자랑한다. 둘은 종종 눈에 띄는 실수를 범해 일부 팬들의 비판을 받는다. 이번 2연전에서 전북 소속 조합이 시원찮을 경우 신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는 “제 머릿속을 가장 복잡하게 하는 부분이 수비 라인이다. 신체조건이 월등한 독일·스웨덴을 얼마나 견뎌줄지가 고민이고 조직력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손흥민의 투톱 짝꿍 찾기가 3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가운데 누가 먼저 선발 기회를 잡을지도 관심이다. 김신욱(전북)·이근호(강원)·황희찬(잘츠부르크) 중 1명이다. A매치 6경기 7골로 가장 뜨거운 김신욱은 5경기 연속골에 대한 욕심보다 “동료들과 좋은 플레이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제 역할은 단순히 골이나 헤딩이 아니고 다양한 연계플레이다. 손흥민·권창훈 등 동료들이 골을 넣게 도와주는 역할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웨덴처럼 높이 축구와 역습을 강조해 가상 스웨덴으로 분석된 북아일랜드는 프리미어리거 스티븐 데이비스(사우샘프턴) 등 4명이 부상 탓에 한국전에 나오지 못한다. 주장 데이비스는 A매치 101경기 10골을 넣은 미드필더다. BBC는 21세 이하(U-21) 대표팀에서 몇몇 선수가 수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