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불평등과의 싸움]불평등과 맞서 싸운 경제학자들의 궤적을 좇다

■이나바 신이치로 지음, 아날로그 펴냄




몇 년 전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와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론’이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경제학자와 경제도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는 앞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의 열풍과 흡사한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시기는 이명박 정부로 사회 전반에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하는 이슈들이 터지고는 했다. ‘21세기 자본론’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2014년 즈음에는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이미 없어졌다는 것에 암묵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소득과 이에 따른 불평등이 고착화됐다.


‘불평등과의 싸움’은 ‘21세기 자본론’에서 출발해 사회경제사상사의 흐름 속에서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비판하고 경고해왔는지 등 폭넓은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면서 장 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의 기원’,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서 출발해 카를 마르크스, 근대 경제학, 피케티 사상의 기초를 형성한 ‘불평등 르네상스’ 기간 등 260여 년에 걸쳐 경제학자들이 학문적으로 불평등과 맞서 싸워온 궤적을 좇았다.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에 스미스는 긍정하고 마르크스는 비판하지만 두 사람이 소득과 부의 분배가 생산과 경제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인식을 공유한다는 것을 짚은 점은 흥미롭다. 또 20세기 말 경제학 내부에서 불붙기 시작한 생산과 분배의 관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살핀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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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루소와 애덤 스미스에서 시작해 피케티까지 불평등을 중심으로 경제학을 살펴본 책은 경제학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피케티가 ‘21세기 자본론’을 통해 다시 한 번 ‘불평등’을 화두에 올려놓음으로써, 불평등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세계를 향해 경고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듯 말이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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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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