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무역제재에 대항해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애플,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미국 기업들을 사선으로 내모는 방식의 보복을 취할 수 있다고 미 외교관 출신의 투자회사 인사가 경고하고 나섰다.
베이징 주재 외교관을 지내고 지금은 자산운용사 ‘에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에 있는 알렉스 울프는 25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이 새로운 관세 부과 없이 미국 다국적기업들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GM, 나이키 같은 미국 기업들을 사선에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감은 이미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 감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20년간 중국에서 활동해온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이 어떤 보복조치들을 취할지에 정말로 걱정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신문은 중국이 취할 보복이 앞서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방침에 EU가 대항했던 방식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지난 22일 최대 600억 달러(약 65조 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 정부에 대해 중국은 총 10억 달러에 달하는 120개 품목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총 20억 달러에 이르는 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보복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최근까지 베이징주재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소장을 지낸 외르크 부트케는 “중국은 큰 칼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그들은 중국 침술 스타일로 침들을 뽑아들 것이다. 그 침들이 미국의 경합주(州)들에, 농업에,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구에 고통스러운 것들을 찌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인홍 베이징 인민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는 중국이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만일 보복이 너무 약하면 중국인들의 불만을 높일 수 있고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의 무역전쟁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반대로 보복이 너무 강하면 중국 경제를 심각하게 타격할 수 있고 무역전쟁에 시동을 걸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적인 무역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