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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15개 날리고 득점 1…이기는 습관 키워라

한국, 북아일랜드 평가전 2대1 敗

활발한 공격에도 득점력은 미미

손흥민과 투톱 이룰 짝꿍 안보여

28일 FIFA 6위 폴란드와 격돌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5일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 패배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벨파스트=연합뉴스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25일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 패배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벨파스트=연합뉴스



슈팅 숫자 15개가 말해주듯 신태용호의 공격은 활발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코너킥만도 9개. 그러나 결과는 1대2 역전패였다.

25일(이하 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끝난 북아일랜드와의 월드컵 축구 대표팀 원정 평가전은 가능성과 숙제를 분명하게 확인한 귀중한 한판이었다. 창의적이고 쉼없는 공격 작업은 때로 번뜩이는 장면을 연출하며 월드컵에서 만날 강팀들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9개의 코너킥에도 위협적인 장면을 거의 만들어내지 못할 만큼 세트피스(공이 정지했을 때의 약속된 플레이)에서의 손발은 맞지 않았다. 순간적인 수비 집중력 저하도 여전한 문제점으로 남았다.


상대 북아일랜드는 비록 월드컵 본선행에는 실패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4위(한국은 59위)의 강호다. 6월 월드컵 조별리그 첫판에서 만날 스웨덴을 겨냥한 파트너였다. 한국은 북아일랜드에 일방적인 응원이 쏠리는 원정경기를 비교적 잘 풀었다. 그러나 상대는 핵심 4명이 부상으로 빠진 팀이기도 했다. 교체 투입 3분 만에 결승골을 넣은 폴 스미스(잉글랜드 2부리그 퀸스파크 레인저스)는 21세 이하(U-21) 대표팀에서 주로 뛰다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신예였다.

북아일랜드전은 유럽파가 가세한 ‘완전체’로 치른 올해 첫 평가전이었다. 전반 7분 만에 신태용호 출범 후 가장 멋진 작품이라 할 만한 장면이 나왔다. 박주호(울산)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감각적인 왼발 로빙패스로 수비진을 무력화시켰다. 침투하던 권창훈(디종)은 오른발로 트래핑하자마자 왼발로 결정지었다. 골키퍼가 각도를 좁히고 달려 나왔지만 어시스트와 마무리가 워낙 깔끔한 ‘왼발-왼발의 걸작’이었다. 권창훈의 A매치 득점은 2년6개월 만. 9개월 만에 A매치에 나선 박주호는 월드컵에서 기성용(스완지)과 함께 공수를 조율할 짝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박주호는 월드컵팀 발탁을 위해 지난해 12월 K리그 울산으로 이적했다.


2선의 권창훈과 이재성(전북), 중원의 기성용과 공격진의 손흥민(토트넘)은 베스트11으로 일찌감치 낙점받은 분위기다. 기성용은 대지를 가르는 종·횡의 롱 패스로 끊임없이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기성용이 교체돼 나간 이후인 후반 41분에 결승골을 내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가 빠진 뒤 볼 점유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손흥민은 상대 집중 견제에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자리를 가리지 않고 사실상 ‘프리롤’로 구석구석을 누비며 경기에 활기를 더했다. 오른쪽 풀백 이용(전북)도 지치지 않는 날카로운 공격 가담으로 박주호와 함께 눈도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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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투톱을 이룰 ‘짝꿍 오디션’은 계속된다. 선발로 나선 김신욱(전북)이 최근 A매치 6경기 7골의 흐름을 잇지 못하고 다소 주춤한 가운데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황희찬(잘츠부르크)과 컨디션 난조로 벤치를 지킨 이근호(강원)가 벌이는 3대1의 경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4-4-2 전술의 투톱으로 이근호와 호흡을 맞췄을 때가 지금까지는 가장 효과적이었다.

수비 고민도 여전하다. 전반 20분 프리킥 때 벽을 잘못 서는 바람에 상대의 변칙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김민재(전북)의 자책골이 문제가 아니라 그전에 오른쪽을 완전히 비워준 게 잘못이었다. 신 감독은 좌우에 김진수(전북)와 이용, 중앙에 김민재와 장현수(FC도쿄)를 세우는 포백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김진수가 전반에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김민우(상주)가 긴급 수혈됐고 믿었던 김민재마저 소속팀에서의 강행군에 따른 체력 부담 탓인지 막판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계획했던 실험이 좀 꼬였다. 신 감독은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어가는 부분은 좋았는데 마지막 꼭지를 따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본선이 임박한 만큼 이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 상대는 세계적인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로 유명한 FIFA 랭킹 6위의 폴란드(28일 오전3시45분)다. 조별리그에서 만날 독일을 염두에 둔 상대다. 무릎을 다친 김진수는 폴란드전 출전이 어려워 보인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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