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국내 차업계 재고기간 두배로 껑충

글로벌 판매 둔화에 재고기간 31→61일로 늘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재고 기간이 최근 3년 새 두 배로 늘어나며 적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이 격화되며 판매는 줄고 있는데 경직된 노동구조로 생산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결과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가 만든 차량이 판매까지 이어지는 시간(재고 기간)이 지난 2014년 평균 31일에서 2017년 61일(3·4분기 기준)로 한 달가량 길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005380)가 30일에서 58일, 기아차(000270)는 46일에서 87일로 늘어났다. 특히 2016년 재고 기간이 20일에 불과했던 쌍용차(003620)는 지난해 37일로 길어졌다. 쌓인 재고는 판매부진 때문이다. 2014년 308만대에 달했던 완성차 5개사의 수출이 지난해 253만대로 55만대 감소했다. 쌍용차의 경우 2014년 7만대였던 수출량이 지난해 3만7,000대로 반 토막 났다. 반면 국내 자동차 생산 대수는 450만대 규모에서 410만대로 40만대만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과 멕시코 공장을 증설하며 해외 생산량을 늘린 것을 감안하면 수출 감소와 해외 생산 확대에 비례해 국내 생산량이 줄지 않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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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판매관리비는 늘고 영업익은 줄고 있는 데 반해 노조와의 갈등 속에 인건비는 생산성과 관계없이 계속 뛰며 속절없이 경쟁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각각 8%, 7%대에서 지난해 4%, 1%대로 하락했고 쌍용차는 적자전환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심각한 재고 부담은 결국 미래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유연생산제 도입 등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깨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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