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금융

중도금 대출로 몰리는 중소 저축은행

가계대출 막히자 새 수입원 부상

인천저축銀 작년 순익 48% 껑충

2금융권 신용등급 페널티도 없어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중도금 대출을 통해 쏠쏠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이 개인신용대출을 늘리며 몸집을 키우는 것과 달리 중도금 대출 및 담보 위주의 영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천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05억여원으로 전년 대비 약 48% 뛰었다. 인천저축은행은 총자산 3,700억여원 규모의 소형 저축은행으로 가계 대출로는 중도금 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총자산 2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들의 연간 순익이 수백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도금 대출은 새 아파트 분양시 아파트값의 60%가량을 여러 차례 나눠 내는 것으로 건설사가 대출 은행을 알선해 실행된다. 하지만 일부 중소 건설사는 서울에 비해 분양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방 사업장이 많은 탓에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고 있다.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중도금 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인천·흥국·신안 등 10곳 안팎이다. 이들 저축은행은 5~8%의 금리로 대출을 내주며 쏠쏠한 이자수익을 거두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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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저축은행이 중도금 대출 등에 집중하는 것은 신용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서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려면 개인 고객 데이터가 축적돼야 하는데 작은 저축은행은 영업망이 좁다 보니 쉽지 않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중도금 대출 등 부동산 담보대출 대신 두자릿수 이자율의 개인신용대출 위주로 가계대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중도금 대출 취급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이 사라진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신용평가 체계를 개선하면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빌려도 신용등급 하락이 없도록 했다. 기존에는 최대 2등급까지 신용등급이 떨어져 많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받아왔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하는 점은 여전히 큰 부담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 저축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가계대출에 비해 부실 가능성이 높아 중도금 대출 같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해두고 기업대출을 강화하려는 곳이 많다”고 전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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