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성범죄 제보 4,000개 기업 특징은? 실적 압박·군대문화

잡플래닛에 직접 접수된 4,000여건의 직장 내 성범죄 제보를 분석한 결과 군대문화와 실적을 강조하는 회사일수록 성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잡플래닛이 텍스트 마이닝 기업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성범죄와 함께 언급되는 단어로는 사장, 상사, 군대문화, 실적 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특히 일반적으로 성범죄를 양산하는 주범으로 지목된 ‘군대문화’의 상관 지수는 31.63%였고 ‘실적’은 29.75%로 드러나 실적 위주의 풍토도 성범죄를 양산하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산업 기준으로 금융과 서비스업종이 2, 3위를 각각 차지한 것은 실적 위주의 관행이 팽배한 것과 관련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들 업종 내에서도 성범죄 제보가 유독 많았던 기업들은 계약직 등에서 근무하는 여성 직원이 많거나 과도한 실적 스트레스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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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에 재직중인 A씨는 “계약직에 대한 차별이 유독 심하고 이들이 심지어 성폭력을 겪어도 아무런 대처를 해주지 않는다”며 “가해자의 실적이 워낙 좋다 보니 아무도 같이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꾹 참는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제약회사에 재직 중인 B씨는 “실적이 좋은 사람이면 아무리 성추문이 일어나도 용납해주는 분위기”라며 “유흥업소에서 접대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여직원에게 말하는 풍토에서 성희롱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적”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성범죄 빈도가 높은 조직일수록 일상적인 폭언과 폭력 등도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예 잡플래닛 이사는 “직장 내 성범죄 제보가 유입된 기업 중 25%는 폭언이나 폭력 행위 같은 제보도 동시에 들어왔다”며 “결과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은 조직일수록 조직원이 성희롱 등 문제를 저질러도 용납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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