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한혜진-윤상현-유인영의 삼각 관계가 본격화됐다. 위태로이 흔들리는 감정과 예기치 않게 벌어지는 상황들 속 엇갈린 세 남녀가 안방극장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 연출 정지인 김성용, 이하 ‘손 꼭 잡고’) 7,8회에서는 도영(윤상현 분)과 다혜(유인영 분)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 현주(한혜진 분)가 분노하는 모습이 그려져 몰입도를 높였다. 미래를 위해 다혜에게 가라며 모질게 도영을 밀쳐냈던 현주는 도영을 생각하며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해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런가 하면 도영에게 끝내 법원에 가자며 돌아선 현주가 병세 악화로 도영 앞에서 쓰러지며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잠에서 깬 도영은 경악했다. 현주의 말에 상처를 입고 술에 취해 다혜를 찾아갔고, 눈을 떠보니 다혜의 침실인 것. 더욱이 지난 밤 허상인지 실제인지 모를 기억 속엔 도영과 다혜의 격렬한 키스가 담겨 있었다. 설상가상 자신의 옷이 없어진 것을 안 도영은 양복이 어디 있냐며 묻지만 다혜는 세탁소에 맡겼다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더욱이 다혜는 현재의 상황을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도영의 옷을 옷장 한 가득 사 놓아 도영을 흠칫 놀라게 했다. 다혜는 도영에게 세련된 수트를 입히며 자신의 눈짐작이 맞았다며 뿌듯해 했다. 도영이 어제 일을 묻자 다혜는 “김도영씨 답지 않게 왜 이래. 김도영 씨가 그렇게 도덕적인 인간인가”라며 알 수 없는 미소를 흘러 도영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다혜는 도영의 모든 것을 자신의 스타일로 바꾸려 했다. 양복뿐 아니라 JQ 신축 설계에까지 관여한 것. 도영과 공동 작업을 하게 된 최준(허태희 분)을 포섭했다. 최준은 도영의 아날로그식 작업 방식에 태클을 걸며 “그러니 시대에 뒤떨어지는 거다. 김도영 씨의 건축물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지. 하지만 그런 건 박물관에나 기증하라”며 도영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이를 깨달은 도영은 “최준 그 친구 직원들 다 데리고 나가라 해”라고 전하며 “난 현주하고 이혼할 생각 없어. 현주는 있는 그대로 날 사랑해. 그 때문에 너와 헤어진 거야”라며 경고했다. 하지만 다혜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도영의 전화를 끊어버린다. 더욱이 다혜는 영근(공정환 분)과 최준에게 두 분만 믿는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전해 다혜의 계획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현주와 석준(김태훈 분)은 아픔을 공유하며 아주 조금씩 서로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도영과의 문제로 자신이 계속 흔들린다는 사실을 털어놓자 석준은 남편과 상의하라며 조언했다. 도영을 힘들게 할 수 없다는 확고한 생각에 현주는 자신을 치료할 수술 방법을 찾았다 쳐도 실패하면 어쩌냐며 되물었다. 어린애 소리를 관두라는 석준에게 현주는 “엄마가 그러셨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살겠다고 아등바등할 시간 아껴서 사랑이라도 한번 해볼 걸”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현주는 도영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찾아온 통증으로 잠이 든 현주는 약속 시간에 한참 지나 장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다혜가 입힌 수트가 계속 걸렸던 도영이 양복을 찾아오라고 다혜에게 전화를 거는 걸 목격하고, 현주는 의심과 절망에 빠졌다.
양복을 찾으러 간 도영은 다혜가 옷을 버렸다는 말을 듣고 분노했다. 이에 다혜는 “사랑하는 와이프한테 거짓말하느라 쩔쩔 매고 있을 김도영 씨 상상하면서 재미있었는데”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결국 현주와 자신이 깨지는 걸 원하냐는 도영의 물음에 다혜는 되려 “현주 씬 왜 끌여 들여? 남현주 씨는 죄 없습니다. 도영씨를 뺏어간 게 남현주인가 날 버린 게 김도영이지”라며 도영의 마음을 농락했다. 더욱이 다혜는 “사실 어젯밤 아무 일도 없었다”며 다시 한번 도영을 제멋대로 휘감았다.
다혜의 농락은 더욱 과감하고 발칙했다. 도영이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양복을 현주에게 보낸 것. 도영의 통화를 엿들은 현주는 택배 상자 속 도영의 옷을 보고 분노했다. 더욱이 상자 안에는 ‘현주야 도영씨 가꿔가면서 데리고 살아’라는 쪽지가 동봉돼 현주의 속을 갈기갈기 난도질했다. 현주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도영의 옷을 불질렀다. 때마침 들어온 진태에게 현주는 “쉬울 줄 알았어. 김서방 놔주는 거.. 세상에서 잊혀지는 도영씨 보고 있기가 괴로웠어”라며 푸념했다. 딸의 고통에 진태는 자신의 재산을 팔아서 도영 주고 헤쳐 나가자고 하지만 현주는 “산 사람들에게 내 고통을 나눠주고 싶지 않아”라며 끝까지 완강한 모습을 보였다. 다혜 이야기를 하며 샛별이도 잘 키울 것이라는 현주에 말에 “돈으로 행복을 어떻게 사냐”며 도영에게 자신이 이야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현주는 도영의 옷자락을 붙잡고 안 된다며 사정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더욱이 샛별(이나윤 분)이 현주의 병을 알게 되며 눈물샘을 자극시켰다. 샛별이 현주와 진태의 대화를 듣게 된 것. “엄마, 죽어?” 묻는 샛별이의 물음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들었다. 현주는 놀란 샛별이를 안아주며 “아빠는 모르게 하자. 샛별이, 할아버지, 엄마 셋이 아는 비밀”이라며 다독였다. 무너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아무렇지 않은 척 샛별이를 껴안은 현주의 모습이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현주는 도영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도영을 불러낸 현주. 레스토랑에 도착한 도영은 화사하게 원피스를 입은 현주의 모습을 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도영은 이토록 아름다운 아내를 고생시켰다는 미안함과 자신을 향한 자책 등 복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머금었다. 두 사람은 남산에 갔다. 도영은 힘겨워 하는 현주를 업었다. 도영의 등에 기대 홀로 마지막을 다짐하며 도영을 꽉 얼싸안는 현주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남산 정상. 현주는 도영에게 “우리 내일 법원에 가자”고 전하며 “당신한텐 다혜가 필요해”라고 말했다. 어떻게 이렇게 헤어지냐며 손을 잡는 도영에게 “난 오래 전부터 김도영씨와 헤어질 준비를 해왔으니까”라며 현주는 도영의 손을 뿌리쳤다. 하지만 엔딩에서 “먼저 말해서 미안해. 헤어지자는 거”라며 차갑게 일어선 현주가 도영 앞에서 쓰러져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삶의 끝자락에서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 설레고 찬란한 생의 마지막 멜로 드라마. ‘손 꼭 잡고’는 매주 수목 오후 10시에 MBC를 통해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