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주한미군 철수 요구땐 못 받아들인다"

■내퍼 주한 美대사대리 간담회

"北과 만나겠지만 결론은 핵폐기

中도움 기대...제로섬 게임 안해"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관 대리./사진공동취재단·서울경제DB



마크 내퍼(사진)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2일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더 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가 결론이고 이보다 덜 한 건 (북한으로부터)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내퍼 대사대리는 이날 한미클럽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핵·미사일 문제와 미국 정부의 대응’ 긴급간담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배경과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내퍼 대사대리는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정의용 안보실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의지가 있다’고 말해준 게 중요했다”며 “하지만 명백한 건 북한과 대화 용의는 있지만 만나는 목적은 CVID가 필요하고 이건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최근 방중 과정에서 ‘단계적 동시조치’를 언급한 데 대해 “단계적·동시적 접근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북한과 마주앉아 의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보장만 해도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한다. 과거에는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했는데 물론 우리가 이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이) 남북·미북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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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북핵 문제 개입이 미국 입장에서는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개입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유엔제재 결의안에도 찬성하고 제재를 이행하는 등 도움이 돼왔고 앞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러시아와 중국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미국과 중국이 유엔 등을 통해 협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중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한미 양국에서 논란이 된 리비아식 북핵 해법에 대해서는 “리비아와 북한, 각각의 상황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두 상황을 비교하는 건 현명하지 못할 수 있다”며 “중요한 건 한미가 함께 최고로 적절한 방법이 찾아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연계 시사 발언이 한미 간 비핵화 방안 이견 때문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내퍼 대사대리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한미 간 대북 접근방법에 있어 우리는 일치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같이한다고 생각하며 비핵화 없이는 남북 간 진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희망적이지만 현실적”이라며 “지난 25년 동안 이 문제를 지켜봐 왔던 우리로서는 진전에 대한 희망이 있다가도 북한이 지키지 않아 실패하는 것도 봤다.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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