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올 7,200억 몰린 목표전환펀드 수익률 뚝...투자자 "어떡하나"

작년과 달리 마이너스 속출

"장기투자 해야하나" 기로

손실 하한 없어 변동성 장세에

섣불리 투자땐 목표 달성 어려워




올해 증시 상승을 전망하고 ‘목표전환펀드’에 자금을 투자한 투자자들이 의도하지 않은 장기 투자의 기로에 섰다. 미중 무역 갈등 등 돌발 변수가 잇따르면서 연초부터 시장이 조정을 이어가자 펀드가 대거 마이너스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목표전환형 펀드가 조기 수익을 내고 채권형으로 전환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상품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목표전환형 펀드에는 약 7,299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전체 주식형펀드에 유입된 금액이 2조6,232억원으로 3분의1 이상의 금액이 목표전환펀드로 몰린 셈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도 2,282억원이 흘러와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목표전환펀드는 국내외 주식에 투자해 사전에 계획한 목표 수익을 거두면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펀드다. 채권형으로 전환된 후에는 만기까지 안정된 수익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대개 펀드는 5~7%의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대거 목표전환형 펀드로 갈아탔다. 지난해 조기에 목표 수익을 달성하고 채권형으로 전환한 펀드가 우후죽순 등장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마이다스자산운용의 ‘4.0 차세대 유망목표전환펀드’는 설정 두 달 만에 목표수익 5%를 달성하고 채권형으로 전환했으며 10월 말 설정된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중국4차산업목표전환형펀드’는 3주 만에 7% 수익을 냈다. 이처럼 수익이 커지자 지난해 4·4분기부터 급격하게 투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최근 6개월간 목표전환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8,422억원이다. 같은 기간 초단기채펀드에서는 4,791억원이 빠져나갔다. 주식형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채권형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이와 유사한 ‘초단기채 펀드’의 인기는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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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수익률이 변변치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33개 목표전환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1%로 손실이다. 최근 6개월간 수익률도 2.52%로 대부분 목표전환펀드가 5~7%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출시 6개월이 지난 18개 펀드 중 8개는 연초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며 ‘유진챔피언글로벌상장인프라목표전환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7%에 달한다.

이처럼 목표전환형 펀드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올 들어 증시 변동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조정세가 시작될 때는 올해 다시 시장이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미중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하이중국4차산업목표전환형’ 펀드는 최근 1개월간 -5.19%의 손실을 냈으며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목표전환형’ ‘KTB중국1등주목표전환형’ 등 중국을 겨냥한 다른 목표전환펀드 역시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해 말 섣불리 투자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증권사 등 시중 펀드 판매사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 가입 권유가 이어졌다. 목표 수익을 달성한 후에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 상품’ 매력이 컸다. 판매사 입장에서도 채권형으로 전환한 후 해지하고 다른 펀드 가입을 권유하면 보수를 챙길 수 있어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에는 약 60여개의 목표전환형 펀드가 시장에 등장했으며 올해 출시된 펀드도 35개에 이른다. 판매가 잘되니 신상품도 우후죽순 출시됐다. 하지만 이미 지난 2011년 목표전환형 펀드가 대거 출시된 이후 증시가 장기 박스권을 이어가면서 ‘버티기 투자’를 한 사례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우려는 크다. 운용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이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등장하면 한동안 손실이 커지고 만기가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자칫 목표치에 훨씬 미달하는 성과를 내고 청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목표전환형 펀드는 수익 상한은 있지만 손실 하한이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섣불리 투자하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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