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최대의 사찰터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미륵사지의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 국립익산박물관으로 새롭게 증축개관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5일 전북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에서 국립익산박물관 기공식을 개최했다. 국보 제123호 ‘왕궁리 오층석탑 사리장엄구’를 비롯해 현재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 소장품 중 위탁유물 19,345점,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익산출토품 3,017점, 미륵사지 사리장엄구와 진단구 1,419점, 익산지역 전시관 소장품 2,420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 익산 출토품 7,585점 등 익산지역 출토품 33,786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미륵사는 향가 ‘서동요’의 주인공이자 백제 후기의 중흥기를 이끈 무왕(재위 600~641년)이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남성의 유골이 발굴된 익산 쌍릉의 대왕릉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도 바로 무왕이다. 신라의 황룡사와 쌍벽을 이루며 인근에는 무왕과 관련된 마룡지·왕궁리 유적이 있다. 지난 2015년 공주시, 부여군 인근의 백제유적들과 함께 미륵사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됐다.
국립익산박물관의 핵심 콘셉트는 ‘히든 뮤지엄(숨은 박물관)’이다. 사실상 출입구만 지상에 있는 ‘지하 박물관’이다. 지상 1층의 대부분은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오는 10월 17년에 걸친 해체·보수공사를 마칠 국내 최고(最古), 최대 석탑으로 꼽히는 국보 제11호 미륵사지 서쪽 석탑과 함께 넓은 미륵사지를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익산은 공주·부여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임에도 유일하게 국립박물관이 없었다”며 “전국 13번째 국립박물관인 국립익산박물관을 통해 백제 무왕과 왕비가 꿈꿨던 유토피아, 이상을 소중한 문화재로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연면적 7,500㎡의 규모로 내년 6월 준공 및 12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시실과 수장고, 사무동 외 뮤지엄 샵 및 카페 등 공공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로 총 사업비는 367억원이다.
/익산=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