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문 대통령, 한국전서 일가 구출한 상선 선원에 답신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전쟁 당시 북한 흥남항에서 문 대통령 일가를 비롯한 북한 피난민들을 남한으로 구출한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원이 방한을 앞두고 보내온 편지에 답장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청와대는 5일 “베러디스 빅토리호 항해사로 흥남철수 작전의 성공에 기여한 벌리 스미스(89)씨는 (올해) 1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며 이에 2월 20일 문 대통령이 답신했음을 공개했다.


스미스씨는 서한에서 “최근 문 대통령의 부모님이 1950년 크리스마스에 흥남에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탑승했던 피난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자신이 5월 5일부터 이틀간 방한하는 데 문 대통령이나 흥남철수 당시의 이야기를 아는 지인을 거제도에서 만나고 싶다고 적었다. 거제도에는 메러디스 빅토리호 기념관이 건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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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답신으로 감사와 환영을 마음을 전했다. 특히 “벌리 스미스님을 비롯해서 씨맨십(항해술)을 가진 훌륭한 선원들이 없었더라면 나의 부모님이 거제도에 오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기술했다. 문 대통령은 마음 같아서는 스미스 씨를 직접 부산에서 맞이하고 싶지만 대통령의 일정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며 국가보훈처 국장이 자신을 대신해 스미스씨 일행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오찬을 대접하고 흥남철수에 대한 설명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미국 방문 당시 현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하며 희생된 미군들을 기리고, 메러디스 빅토리호 승선원 중 한 명인 로버트 루니 씨를 만나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 당시 서울을 수복하고 북진하던 미군 등 연합군이 갑자기 개입하며 밀려드는 중국공산군에 밀려 후퇴하던 도중 사투를 치렀던 사건이다. 당시 문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씨 일가를 비롯한 9만여명의 피난들이 철수하는 미군을 따라 흥남항까지 이동한 뒤 배를 타고 거제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흥남항에서 미군은 대규모 군수물자 등까지 포기하고 피난민을 배에 태웠으나 도저히 다 수용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이를 전해 들은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가 합세해 민간인들의 피난을 도왔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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