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해외 로봇학자들 "KAIST와 공동연구 안하겠다" 보이콧 선언 이유는…

'국방 AI 융합연구센터' 운영…병력감축 무인화 등 연구

학자들 "대학이 군비경쟁 관심 유감…AI무기 반대" 서한

KAIST "자율무기 등 인간 존엄성에 반하는 연구 없을것"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화시스템에서 추진한 인공지능(AI) 무기연구에 반대하는 외국의 저명 로봇학자 50여명이 ‘KAIST와의 공동 연구 보이콧’을 선언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화시스템에서 추진한 인공지능(AI) 무기연구에 반대하는 외국의 저명 로봇학자 50여명이 ‘KAIST와의 공동 연구 보이콧’을 선언했다. /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화시스템에서 추진한 인공지능(AI) 무기연구에 반대하는 외국의 저명 로봇학자 50여명이 ‘KAIST와의 공동연구 보이콧’을 선언했다. KAIST와 한화시스템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해명하는 성명을 냈다.

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토비 월시 미국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 등 로봇학자 50여명은 4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학자들은 서한에서 “KAIST 총장에게 요청했으나 확답을 받지 않았다”며 “인간의 의미 있는 통제가 결여된 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KAIST 총장이 할 때까지 우리는 KAIST의 어떤 부분과도 공동연구를 전면적으로 보이콧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유엔이 군비증강 위협을 줄일 방안을 논의하는 시점에 KAIST 같은 명망 있는 대학이 군비경쟁을 가속하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월 KAIST와 한화시스템은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를 열었다. 센터에서는 국방 AI 융합과제 발굴·연구, 연구인력 상호교류 등이 진행된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하는 지능형 항공기 훈련시스템을 비롯해 지능형 물체추적·인식기술, 대형급 무인잠수정 복합항법 알고리즘 개발 등도 연구된다. 이를 두고 토비 월시 교수는 “KAIST의 연구 활동은 군비경쟁을 촉진할 뿐”이라며 “우리는 이 점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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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철 KAIST 총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킬러 로봇을 개발할 의사는 없다고 해명했다. 신 총장은 “KAIST는 학문 기관으로서 인권과 윤리 기준을 고도로 가치 있게 여기고 있다”며 “우리는 인간의 의미 있는 조종이 없이 작동하는 자율무기 등 인간 존엄성에 반하는 어떤 연구 활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KAIST가 세상을 더 잘 섬기는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KAIST 측은 전날 저녁 이런 입장을 담은 총장 명의의 메일을 보이콧에 참여한 교수들에게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교수로부터는 ‘의혹이 해소됐다’는 취지의 답신도 왔다고 밝혔다. KAIST는 이날 별도의 해명자료를 통해 “국방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는 인간 윤리에 위배되는 연구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무기를 포함해 인간 존엄성에 어긋나는 연구 활동을 수행하지 않을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전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 “미래병력 감축에 대비한 무인화 기술로, 살상무기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는 KAIST와의 공동연구 목적이 지뢰 제거나 폭탄 해체처럼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을 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을 개발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발전된 기술이 인간 사망자를 최소화하고 정부 병력축소 계획에도 적절히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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