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文대통령 "흥남철수 피란민 구제 선원들 없었다면 나도 없었을 것"

메러디스빅토리號 승선

스미스씨 가족 訪韓 맞춰

대통령이 직접 감사 편지

6·25전쟁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 피란민을 태우고 남쪽으로 내려온 상선 메러디스빅토리호의 선원이었던 미국인 벌리 스미스(89)씨 부부. /사진제공=국가보훈처6·25전쟁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 피란민을 태우고 남쪽으로 내려온 상선 메러디스빅토리호의 선원이었던 미국인 벌리 스미스(89)씨 부부. /사진제공=국가보훈처



“‘시맨십(항해술)’을 가진 훌륭한 선원들이 없었다면 나의 부모님이 거제도에 오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6·25전쟁 흥남철수작전 당시 북한 피란민을 태우고 남쪽으로 내려온 상선 메러디스빅토리호의 선원이 방한을 앞두고 보내온 편지에 답장한 사실이 5일 뒤늦게 공개됐다.


이 배의 선원이었던 미국인 벌리 스미스(89)씨는 크루즈 여행 중 이날 부산항에 들러 1박2일 일정으로 잠시 한국에 머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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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씨는 지난 1월 자신이 여행 중 한국에 들른다는 소식을 담아 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고 문 대통령이 2월 이 편지에 답장을 한 것이다.

흥남철수작전은 1950년 12월 중공군의 개입으로 불리해진 전황을 맞아 함경남도 흥남에서 철수하던 국군과 미군이 약 10만명의 피란민을 경남 거제로 이송한 작전이다. 흥남에서 출항한 마지막 배인 메러디스빅토리호가 12월23일 군수물자 25만톤을 버리고 피란민 약 1만4,000명을 태워 경남 거제로 항해한 것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불린다. 문 대통령의 부모님도 이 배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왔다. 문 대통령은 답장에서 “메러디스빅토리호 선원이었던 귀하의 한국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짧은 일정임에도 나의 고향 거제도를 방문해 메러디스빅토리호기념관을 보신다니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마음 같아서는 스미스씨를 직접 부산에서 맞고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나의 일정이 허락하지 않아 매우 아쉽다”며 “나의 어머니도 연세가 91세로 고령이셔서 인사드리러 가기가 쉽지 않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국가보훈처 국장이 나를 대신해 귀하와 일행분들을 맞을 계획”이라며 “일정이 허락하면 오찬도 대접하고 거제에서 흥남철수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부인·딸과 함께 한국에 온 스미스씨는 6일 거제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있는 흥남철수작전 기념비를 찾아 세상을 떠난 메러디스빅토리호 선원들을 위한 추도식에 참석한다. 현재 흥남철수작전 당시 메러디스빅토리호 승선원 중 생존자는 스미스씨를 포함해 3명이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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